캘리포니아 DMV 예산 삭감 논란…운전면허 정보 공유 시스템 제동

주 의회, DMV 요청 5,500만 달러 예산 보류
이민자 개인정보 보호와 REAL ID 준수 놓고 논쟁 확산

주 의회가 DMV 운전자 정보공유 시스템 설치를 위한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의회는 불법체류자들에게 운전면허를 발급해온 캘리포니아가 이 정보를 전국적으로 공유할 경우 이민자들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사진.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차량관리국(DMV_ 예산 삭감 논란이 이민자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맞물리며 주 예산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DMV가 요청한 5,500만 달러 규모의 예산이다. 이 예산은 일반 DMV 민원 서비스나 사무소 운영비가 아니라, 캘리포니아 운전면허 정보를 전국 운전면허 데이터 공유 시스템과 연계하기 위한 기술 구축 비용이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최근 예산 합의안에서 DMV가 요청한 해당 예산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DMV가 추진하려던 전국 단위 운전면허 정보 공유 시스템 연결 계획은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다.

DMV와 주지사실은 이 시스템이 연방 REAL ID 법 준수와 면허 중복 발급 방지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국 운전면허 정보 공유 시스템은 다른 주에서 이미 면허나 신분증을 발급받았는지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이를 통해 한 사람이 여러 주에서 중복 면허를 발급받는 것을 막고, 신분 확인 절차를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AB 60 법에 따라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운전면허를 발급해 왔다. 이 제도는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 합법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대표적인 이민자 보호 정책으로 평가돼 왔다.

문제는 이 같은 운전면허 정보가 전국 데이터베이스와 연계될 경우, 사회보장번호가 없는 면허 소지자나 AB 60 면허 소지자의 정보가 외부 기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연방 이민당국이 해당 정보를 이민 단속에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그동안 이민자 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주라는 점에서, DMV의 전국 정보 공유 시스템 참여는 정치적·사회적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반대 단체들은 이 사업이 단순한 행정 전산화나 기술 현대화가 아니라, 이민자 커뮤니티의 신뢰와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예산 보류가 곧바로 사업의 완전한 폐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주 예산은 의회 통과 이후에도 주지사실과 세부 협상이 이어질 수 있으며, 후속 예산 법안이나 별도 조정을 통해 해당 예산이 다시 포함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DMV의 전국 운전면허 정보 공유 시스템 연결 계획이 당초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는 DMV 사무소 운영, 면허 갱신, 차량 등록 업무 등에 당장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DMV의 대형 전산 연계 사업은 정치적 논란 속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사안은 캘리포니아가 연방 신분확인 기준을 따르는 과정에서 어디까지 정보를 공유할 것인지, 또 이민자 보호 정책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와 주지사실의 최종 예산 협상 결과에 따라 DMV 예산 5,500만 달러가 부활할지, 아니면 보류 상태로 남을지 결정될 전망이다. 이민자 커뮤니티와 개인정보 보호 단체들은 향후 협상 과정을 주시하며 추가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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