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결승 3점포, 말리 7이닝 무실점…자이언츠, 다저스에 2연승 ‘위닝 시리즈’

숨 막힌 투수전 끝에 7회 승부 갈려
이정후 2경기 연속 안타…김혜성은 침묵
오타니 53경기 연속 출루 행진 마감

7회말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는 패트릭 베일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다시 한 번 라이벌 LA 다저스를 무너뜨렸다. 자이언츠는 22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다저스를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자이언츠는 다저스와의 홈 3연전 첫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며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반면 다저스는 시즌 첫 완봉패를 떠안았고, 오타니 쇼헤이의 53경기 연속 출루 행진도 이날 멈췄다.

경기 전 관심을 모았던 이정후는 전날 부상 우려에도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7회말 선두타자 안타를 기록했다. 다저스의 김혜성도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이정후는 이날 3타수 1안타로 타율을 0.262로 끌어올렸고, 김혜성은 3타수 무안타로 타율이 0.333에서 0.300으로 내려갔다.

이날 경기는 경기 후반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 전형적인 투수전이었다. 자이언츠 선발 타일러 말리는 7이닝 무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봉쇄하며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고, 다저스 선발 오타니 쇼헤이 역시 6이닝 무실점 7탈삼진으로 맞서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두 선발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던 흐름 속에서 승부는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 갈렸다.

결정적인 장면은 7회말에 나왔다. 자이언츠는 선두타자 이정후의 안타와 엘리엇 라모스의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드류 길버트가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1사 2, 3루를 만들었고, 타석에 들어선 패트릭 베일리가 다저스 구원투수 잭 드라이어의 공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은 홈런 한방으로 깨졌고, 오라클 파크는 단숨에 열광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자이언츠 선발 타일러 말리. 말리는 이날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 활약을 펼쳐보였다.
다저스 선발 쇼헤이 오타니. 오타니도 6이닝 무실점으로 자이언츠 타선을 틀어막으며 호투했다.
베일리는 지난해 9월 12일 다저스전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역시 강팀 다저스를 상대로 가장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장타가 없었던 베일리에게 이번 홈런은 단순한 결승포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침묵이 길었던 타격감이 중요한 순간 폭발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한 방이었다.

경기 후 베일리는 “기분이 좋았다. 무엇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 부진에 대해서는 “최근 스윙 감각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결과가 생각보다 늦게 나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타석 접근법에 대해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고 어떻게든 공을 인플레이시키자는 생각이었다”며 홈런을 노리고 들어간 타석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도 베일리의 결승포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확신이 느껴지는 자신감 있는 스윙이었다”고 말하며 결정적인 순간 나온 한 방의 의미를 짚었다.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 최근 부진했던 베일리 대신 대타를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한 타석만 보고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이날처럼 거의 소모전에 가까운 경기에서는 베일리가 포수로서 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며 “번트 이후 이어질 상황까지 고려했을 때 베일리가 공을 맞혀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단순히 타격 성적만이 아니라 경기 운영과 수비, 그리고 흐름 전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뜻이다.
7회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튼 이정후.
선발 출전한 다저스 김혜성은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자이언츠 승리의 또 다른 중심에는 선발 타일러 말리가 있었다. 시즌 초반 기대에 비해 다소 흔들리던 말리는 이날 경기 후 “결국 더 많은 공을 제대로 던져야 했고, 오늘은 그게 됐다”며 반등의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다저스전, 그리고 상대 선발이 오타니였다는 부담스러운 조건 속에서도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말리는 “나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 역할은 팀을 경기 안에 머물게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임무를 분명히 했다. 화려한 수식보다 묵직한 실천으로 마운드를 지배한 경기였다.

수비 집중력도 돋보였다. 자이언츠는 4회 위기에서 내야 수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실점을 막아냈고, 말리도 경기 후 내야진이 필요한 플레이를 모두 해줬다며 공을 돌렸다. 바이텔로 감독 역시 경기 후 라파엘 데버스와 루이스 아라에스 등의 수비를 언급하며, 이날 승리의 배경에는 단단한 수비 집중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말리의 호투는 수비의 뒷받침과 맞물려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말리는 경기 후 베일리의 홈런에 대해서도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경기 전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베일리에게 농담처럼 “오늘이 네 독감 경기일 것”이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 예감이 들어맞았다고 웃었다. 또 베일리의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 역시 완벽한 시즌 출발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것은 함께 호흡을 맞추며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베일리가 가장 중요한 순간 해낸 일이 무척 기뻤다고 했다.

이날 자이언츠의 승리는 선발 말리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 이를 받쳐낸 안정된 수비, 그리고 결정적 순간을 놓치지 않은 베일리의 한 방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기회가 왔을 때 단 한 번의 스윙으로 승부를 갈랐다. 자이언츠가 최근 다저스를 상대로 보여주고 있는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경기이기도 했다.
4회초 1사 2, 3루 상황에서 자이언츠 1루수 데버스의 호수비로 3루주자인 프레이 프리먼이 아웃당하고 있다.
이 승리로 자이언츠는 시즌 11승 13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 회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다저스는 전날 패배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샌디에이고에 내준 데 이어 이날도 패하면서 2위에 머물렀다.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둔 자이언츠는 23일 오전 12시 45분 다저스와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자이언츠는 에이스 로건 웹을 선발로 예고했고, 다저스는 타일러 글래스나우로 맞선다.


글·사진 =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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