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왜 홈까지 뛰게했나…바이텔로 감독 “젖은 공, 느린 중계플레이…득점 위한 공격적 판단”

헥터 보그의 공격적 판단, 홈에서 아웃으로 끝나
슬라이딩 과정서 이정후 통증 호소하며 교체

221일 열린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1회 안타를 치고 1루로 향하는 이정후.
이정후가 21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아찔한 장면을 맞았다. 자칫 득점 기회보다 선수의 부상 위험이 더 크게 남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중 중견수 앞 안타 때 2루에서 홈까지 쇄도했다. 3루 코치 헥터 보그의 판단에 따른 주루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홈에서 아웃됐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정후는 슬라이딩 과정에서 통증을 느꼈고, 결국 제라르 엔카나시온과 교체됐다.

다행히 경기 후 이정후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결과가 괜찮았다고 해서 과정까지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이 장면은 자이언츠의 공격적인 주루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묻게 했다.

상황은 2아웃이었다. 상대 투수는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리그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득점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했다. 바이텔로 감독도 경기 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2아웃 상황이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투수 중 한 명을 상대로 나온 안타였다. 그런 기회를 얼마나 많이 얻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헥터 보그의 판단을 단순한 무리수로 보지 않았다. 그는 당시 공이 젖어 있었고, 다저스의 중계 송구가 높게 뜨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바이텔로 감독은 “공도 젖어 있었다. 리플레이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중계 송구가 로브처럼 떠서 들어오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구에서 공격적인 판단은 결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다저스 수비는 무너지지 않았다. 중계 플레이는 정확하게 이어졌고, 이정후는 홈에서 잡혔다. 바이텔로 감독도 “프리랜드가 다시 자세를 잡고 정확한 송구를 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그들에게 유리한 플레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플레이가 단순한 아웃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홈 쇄도 과정에서 몸을 던져 슬라이딩했다. 그 과정에서 부상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이정후는 제라르 엔카나시온과 교체됐다. 경기 흐름상 1점을 더 얻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해도, 핵심 선수의 몸 상태를 위협할 정도의 선택이었기에 아쉬움은 남는다.

물론 헥터 보그의 판단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 젖은 공, 높게 들어온 중계 송구, 2아웃 상황, 강한 상대 투수라는 조건이 맞물렸다.

공격적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 판단이 성공하려면 상대 수비의 실수가 필요했다. 다저스가 실수하지 않자, 자이언츠는 득점도 얻지 못했고 이정후의 부상 우려까지 떠안았다. 부상이 경미하다고는 해도 내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자이언츠는 이날 다저스를 상대로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 강팀을 상대로 적극적인 주루와 불펜의 힘을 앞세워 승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기분좋은 승리 속에서도 이정후의 홈 쇄도 장면은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글·사진 =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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