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전만 해도 무관이던 유해란, 메이저 대회인 KPMG 이어 에비앙도 우승 ‘쾌거’

브룩 헨더슨의 7타 차 추격 뿌리치고 연장 첫 홀 승리
3라운드 메이저 사상 최소타 60타…LPGA 통산 5승
코르다 이어 유해란이 메이저 2승씩…여자골프 새 역사

태극기를 두른 유해란이 에비앙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LPGA/Photo by Stuart Franklin/Getty Images.
유해란이 프랑스 알프스에서 다시 한번 메이저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유해란은 12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기록했다. 불과 3주전만 해도 시즌 무관이었던 유해란은 2주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하며 메이저 퀸으로 우뚝 섰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브룩 헨더슨과 공동 선두로 정규 71홀을 마친 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헨더슨은 파에 그쳤다. 일본의 이와이 아키는 유해란과 헨더슨에게 1타 뒤진 18언더파 266타로 3위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유해란은 불과 2주 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LPGA 투어 통산 우승도 5승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2승이 메이저 타이틀이다.

유해란은 3라운드까지 19언더파 194타를 기록해 이와이 아키에게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 전 모든 것이 뜻대로 풀렸던 경기와 달리 최종 라운드에서는 좀처럼 퍼트가 홀 안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유해란은 전반 7개 홀을 모두 파로 막았지만 8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추격자들에게 틈을 내줬다.

같은 시각 헨더슨은 믿기 어려운 추격전을 펼쳤다. 헨더슨은 7번 홀에서 이글을 잡은 데 이어 파3 8번 홀에서는 홀인원까지 기록했다. 유해란이 8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사이 헨더슨이 홀인원을 터뜨리면서 단 한 홀에서 3타 차이가 줄어들었다.

헨더슨은 11번 홀에서 3퍼트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5번과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다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7번 홀에서 짧은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냈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다시 한번 승부를 뒤흔들었다.

유해란은 최종 라운드 내내 버디를 기록하지 못한 채 마지막 파5 18번 홀에 들어섰다. 이와이 아키와 공동 선두였고 헨더슨도 1타 차로 따라붙은 상황이었다. 먼저 경기를 펼친 헨더슨은 18번 홀 두 번째 샷을 홀 약 2.5m 거리에 붙이며 이글 기회를 만들었다. 유해란에게는 반드시 버디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유해란은 긴장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린에 공을 올린 뒤 이날 처음으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18개 홀에서 기록한 유일한 버디였다.

이와이 아키는 18번 홀 버디 퍼트를 놓쳐 18언더파에 머물렀다. 반면 헨더슨은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유해란과 같은 19언더파를 만들었다. 헨더슨은 이날 이글 3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를 기록하며 선두와의 7타 차를 모두 따라잡았다.

우승자는 정규 라운드의 마지막 홀이었던 18번 홀에서 다시 결정됐다. 연장 첫 홀에서 유해란은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정확히 보냈다. 반면 헨더슨의 티샷은 왼쪽 러프로 향했고 헨더슨은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직접 공략하지 못한 채 레이업을 선택해야 했다.

유해란은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긴 이글 퍼트는 홀 약 90㎝ 앞에 멈췄지만 사실상 버디를 확보한 상황이었다.

헨더슨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왼쪽으로 보낸 뒤 버디를 위해 칩인을 노렸으나 공이 홀에 들어가지 않았다. 헨더슨이 파에 그친 뒤 유해란은 침착하게 짧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유해란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우승을 자축했고 동료 선수들이 뿌리는 샴페인 세례 속에서 두 번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해란은 경기 후 3주 전까지만 해도 메이저 우승이 없었지만 이제 2개 대회 연속 챔피언이 됐다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해란의 이번 우승은 3라운드에서 나온 역사적인 60타가 발판이 됐다. 유해란은 11일 열린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잡아 11언더파 60타를 기록했다. 이는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 역사상 가장 낮은 18홀 스코어다.

종전 기록은 61타였다. 김효주가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61타를 기록했고, 2021년에는 이정은6과 리오나 매과이어가 같은 대회에서 61타를 작성했다. 유해란은 이 기록을 1타 줄이며 메이저 역사상 최초로 60타를 친 선수가 됐다.

유해란은 1라운드 5언더파 66타, 2라운드 3언더파 68타에 이어 3라운드에서 11타를 줄였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이븐파에 그쳤지만 결정적인 18번 홀 버디와 연장 버디로 우승을 완성했다.

유해란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 이어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세계 여자골프의 새로운 강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2026시즌 첫 번째와 두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는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가 셰브론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잇달아 우승했다. 이후 유해란이 세 번째 메이저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네 번째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을 연속으로 차지했다.

한 시즌에 두 명의 선수가 각각 메이저 대회에서 2승 이상을 거둔 것은 여자골프 역사상 처음이다. 시즌 첫 두 개 메이저는 코르다가, 다음 두 개 메이저는 유해란이 나눠 가지면서 2026년 여자골프는 사실상 두 선수가 양분하는 구도가 됐다.

한편, 이날 막을 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한국 선수들도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임진희는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치며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이소미는 11언더파 공동 10위, 양희영은 9언더파 15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은 7언더파 공동 22위, 김효주와 김아림은 나란히 6언더파 공동 26위를 기록했다.

불과 3주 전까지만 해도 메이저 우승 경험이 없었던 유해란은 이제 메이저 2연속 우승자이자 여자골프 메이저 역사상 최초로 한 라운드 60타를 기록한 선수로 우뚝 섰다.

2026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는 오는 30일 잉글랜드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에서 개막하는 AIG 여자오픈이다. 두 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연달아 들어 올린 유해란은 이제 세 번째 연속 메이저 우승이라는 더 큰 역사에 도전한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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