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경찰국, 번호판 인식 카메라 데이터 접근 차단…개인정보 보호 논란 ‘재점화’

연방·타주 기관 요청으로 299건 부적절 조회 확인

차량 번호판 자동인식 카메라.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이 차량 번호판 자동인식 카메라 데이터에 대한 외부기관 접근을 차단했다. 경찰 내부 감사 결과, 연방기관과 타주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샌프란시스코의 번호판 인식 데이터가 약 1년 동안 299차례 부적절하게 조회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이번 문제가 지난 5월 정기 준법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북가주 지역 정보센터, NCRIC가 샌프란시스코 경찰의 플록 세이프티 번호판 인식 네트워크를 조회했고, 이 과정에서 웨스턴 스테이츠 인포메이션 네트워크, WSIN 분석관들이 연방 및 타주 기관의 요청을 대신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조회는 살인, 아동 성범죄, 총기 및 마약 밀매 등 중범죄 수사와 관련된 것으로 설명됐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법상 연방기관이나 타주 법집행기관이 캘리포니아의 번호판 인식 데이터를 직접 또는 우회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제한된다. 이번에 확인된 부적절 조회는 전체 조회 건수의 0.005% 수준이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감시기술 남용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문제가 확인된 뒤 NCRIC의 샌프란시스코 플록 데이터 접근 권한을 차단했다. 다만 시내에 설치된 번호판 인식 카메라 자체는 중단하지 않고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경찰은 “연방기관이나 타주 기관이 샌프란시스코 경찰의 플록 시스템에 직접 접근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문제는 NCRIC와 WSIN을 통한 우회 조회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번 조회에 연방 이민단속국, ICE나 국토안보부, DHS가 직접 포함되지는 않았으며, 이민단속이나 낙태 관련 수사와 연결된 조회도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개인정보 보호 활동가들은 “직접 접근이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외부기관이 샌프란시스코 주민의 차량 이동 정보를 조회할 수 있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2024년부터 조직적 소매 절도와 차량 관련 범죄 대응을 명분으로 플록 세이프티의 자동 번호판 인식 카메라를 도입했다. 이 카메라는 지나가는 차량의 번호판을 자동으로 읽고 기록하며, 차량의 차종, 색상, 제조사 등 특징을 기준으로 검색할 수 있다. 경찰은 이 기술이 도난 차량 추적, 강도·살인 등 강력범죄 수사, 용의 차량 확인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번호판 인식 카메라는 단순히 범죄 용의 차량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일상적 이동 정보까지 대량으로 수집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져 왔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처럼 이민자, 소수계, 정치적·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주민이 많은 도시에서는 수집된 데이터가 어디까지 공유되는지,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어떻게 감시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다.

이번 사안은 샌프란시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라 캘리포니아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이번 부적절 조회가 532개에서 764개에 이르는 다른 법집행기관 데이터와 동시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른 기관들과도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향후 경찰위원회와 시민들에게 추가 보고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플록 세이프티 측은 이번 일이 소프트웨어 결함이나 시스템 해킹, 무단 침입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모든 검색 기록이 추적 가능하며, 어떤 기관이 어떤 조회를 했는지 기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단체들은 기록이 남는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사전에 불법적이거나 부적절한 접근을 막는 장치가 더 중요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이런 도구의 힘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해하고 있다”며 시스템 접근 권한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과 절차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즉각 조치를 취해 시민 신뢰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은 샌프란시스코가 치안 강화를 위해 첨단 감시기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를 보여준다. 범죄 수사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라도, 주민들의 이동 정보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오래 공유되는지에 대한 투명성과 통제가 없다면 공공안전이라는 명분만으로 시민의 사생활 침해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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