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시인의 ‘삶에 시향’] 밤의 찬미


밤의 찬미
– 강말희

어둠 끝에 달려온 여명에
서둘러 너를 포개어 언져 놓고
삶의 거리를 향해 나아갔던 낮 동안은
밝음의 혼란 속에서 잠시 너를 잊었다
긴 하루를 돌아온 저녁 어스름에서
다시 너를 찾아 펼치며
비로소 함께 마주하여 눕는다

너는 나의 휴식이다
그 누구의 가슴에 안겨서도 느낄 수 없는
너는 나의 그림자다
붉은 상처까지 검은 실루엣으로 감싸는
너는 나의 방황이다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사념의 실타래
너는 나의 희망이다
광활한 밤바다에 뿌려놓은 수많은 별만큼

너는 나의 동경이다
머나먼 은하수를 낙타의 눈동자로 응시하게 하는
너는 나의 창작이다
은은한 달빛으로 잡념을 용해해 시로 분출시키는
너는 나의 애인이다
보채는 불면을 다독여 한결같이 깊고 은밀히 품어주는
너는 나의 친구다
영원으로 떠날 여행길에 잡은 손 놓지않을

*시와 함께 게재되는 사진은 강말희 시인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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