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아동 대마초 중독’ 급증…규제 미비와 아동용 제품과 유사한 포장 문제 지적

합법화 10년, 어린이 사고 섭취 469% 증가
공중보건 전문가 “차별화된 포장 도입 필요”
“부모 책임만으로는 대응 한계 규제강화 필요”

아동용 캔디 제품들과 구분이 어려운 대마가 함유된 캔티와 젤리 제품들. 자료사진.
2016년 캘리포니아가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할 당시, 유권자들은 아동 안전을 우선하는 안전하고 규제된 시장을 약속받았지만 대마초 합법화 10년을 앞둔 현재까지도 주정부의 명확한 규제 부재와 대마초 관리국(DCC)의 미흡한 단속으로 인해 아동 보호에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고 새크라멘토 지역 유력일간지 ‘비’가25일 보도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문제의 출발점을 포장 규제에서 찾는다. 사탕과 유사한 브랜드 디자인이 대표적 사례로, 점점 더 높은 THC(대마초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 함량을 가진 제품이 제대로 된 규제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중보건연구소의 선임 고문 린 실버는 “대마초는 딸기가 아니다”라며 “특수한 용도가 있지만 건강 피해와 중독성을 유발하며, 약물 남용 지원이 필요한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동 대마초 중독 사례는 합법화 이후 469% 급증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로라 슈미트 연구원은 포장 디자인이 이러한 증가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UCSF 연구팀은 아동 대마초 중독 사례의 17%가 집중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분석했으며, ‘너드 로프스(Nerd Ropes)’, ‘몰리 랜처스(Molly Ranchers)’ 등 사탕 브랜드와 유사한 포장 제품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슈미트는 “겉모습은 몰리 랜처스와 똑같지만 대마초가 들어 있다. 경고 문구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게 적혀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이런 잘못된 섭취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슈미트는 “부모라면 대마초를 총기처럼 다뤄 약품 보관함에 반드시 잠가 두어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부모의 책임이나 교육 캠페인이 아니라, 주정부와 업계의 규제 강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대마초 사업자 협회(CCIA)는 아동을 겨냥한 포장을 반대하지만, ‘평면 포장(plain packaging)’ 규제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과도한 제한은 합법 제품의 식별을 어렵게 해 소비자들이 불법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주 의회에서 발의된 ‘대마 사탕 아동 안전법안’은 개빈 뉴섬 주지사가 ‘아동 친화적’이라는 정의가 지나치게 모호하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됐다.

주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시중 대마초 제품 상당수가 아동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색상, 글꼴, 만화 이미지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DCC는 전체 사업자의 절반 이하만 점검하고 있으며, 적발 역시 주로 민원에 의존하고 있다.

제품의 강도도 문제다. 캘리포니아 대마초 관리위원회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은 THC 함량이 20% 이상으로, 197010배 높은 수준이다. 청소년 단체 유스 포워드의 짐 케디는 “유권자들이 합법화를 선택했을 때는 소규모 자영업 대마초를 떠올렸지, 대기업이 만든 고농도 전자담배 제품을 상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6세 미만 아동의 경우 불과 1.7mg의 THC만으로도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 문제도 논란이다. 올해 1분기에만 2억 달러 이상을 거둔 대마초 소비세는 청소년 약물남용 예방과 아동 서비스 등에 쓰였지만, 관련 세금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연간 1억8천만 달러 규모의 지원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75개 아동·청소년·환경 복지 프로그램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샌퍼낸도밸리 파트너십의 앨버트 멜레나는 “예방은 아이들의 삶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바꾼다”며 세금 감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중소 대마초 농가를 대표하는 오리진스 카운슬은 “현재 시장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세수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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