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수당·팁 배분부터 성희롱·병가 요청 후 해고까지
내년 2월 사건관리회의…위법 여부는 미확정
북가주 한식당 체인 ‘대호’의 전직 직원 3명이 운영 법인들과 업주를 상대로 임금체불과 직장 내 성희롱, 차별, 부당해고 등을 주장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신규 매장 개점과 운영을 위해 여러 지역에 반복적으로 파견돼 장시간 주방 업무를 수행했지만 초과근무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직원 분류와 급여·팁 지급 방식 전반에 문제를 제기했다.
베이뉴스랩이 확인한 소장과 소환장, 민사사건 표지, 사건관리회의 통지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지난 9월 15일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고등법원에 접수됐다. 원고는 최기용, 헤라르도 히메네스, 세라핀 비예가스 등 3명이다. 소장에 기재된 내용은 원고 측 주장이며, 제공된 법원 서류에는 위법 여부를 판단한 판결이나 피고 측 답변서는 포함돼 있지 않다.
피고에는 대호 다이닝 그룹과 강남1957, 한판, 대호 더블린, 대호 라스베이거스, 대호 콩코드 등 6개 법인, 황대호 개인이 이름을 올렸다. 원고들은 관련 법인들이 별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직원 급여와 배치, 근로시간, 신규 매장 개점 업무 등을 공동으로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황씨에 대해서도 회사 정책과 근무 방식을 지시하거나 승인했다며 일부 노동법 위반에 대한 개인 책임을 물었다.
37쪽 분량의 소장에는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식사·휴식 시간 미보장, 부정확한 급여명세서, 퇴직 시 임금 미정산, 업무상 비용 미상환 등 임금 관련 청구와 성희롱, 출신국·혈통에 따른 괴롭힘, 연령·장애 차별, 내부 문제 제기에 대한 보복, 부당해고 등 총 16개 청구 사유가 담겼다. 민사사건 표지에는 집단소송이 아닌 것으로 표시돼 있다.
소송의 핵심 쟁점은 원고들이 실제로 수행한 업무와 회사가 적용한 직원 분류가 일치했는지 여부다. 원고들은 회사가 자신들을 초과근무 수당 등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월급제 ‘면제 직원’으로 취급했지만, 실제 업무 대부분은 고기와 채소 손질, 육수 준비, 조리, 음식 준비, 주방 설치 등 육체적인 주방 노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관리·경영 업무가 주된 역할이 아니었는데도 고정급만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히메네스는 2022년 3월께 산마테오 매장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연간 약 6만 달러의 고정급을 받았다고 소장에 밝혔다. 그는 매장 개점 초기 약 2~3개월 동안 하루 약 15시간씩 주 6~7일 일했고, 이후에도 하루 12시간을 넘는 근무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비예가스는 2021년 4월께 샌프란시스코 H마트 안 대호 매장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산마테오 매장 개점 무렵부터 히메네스와 함께 여러 매장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신규 매장 개점에 필요한 숙련된 주방 인력으로 활용되면서 라스베이거스와 워싱턴주 벨뷰, 콩코드, 더블린 등으로 반복적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이런 장시간 근무가 직원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회사의 인력 배치, 개점 일정과 음식 준비량, 경영진 지시에서 비롯됐으며, 회사가 이를 알고도 근로시간에 따른 추가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히메네스와 비예가스의 라스베이거스 파견 기간은 2023년 4월께부터 2024년 10월께까지다. 두 사람은 당시 하루 15시간을 넘겨 주 6~7일 일했으며, 약 2주마다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이틀 정도 머문 뒤 다시 파견됐다고 주장했다. 이 기간 일부에는 벨뷰 매장 지원 업무도 겹쳤다. 원고 측은 이를 영구적인 전근이 아닌 임시 파견으로 설명하면서, 법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하는 회사 지시 이동 시간에 대해서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파견 중 제공된 숙소도 문제로 제기됐다. 히메네스와 비예가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다른 멕시코계 주방 직원들과 함께 회사가 마련한 아파트에 머물렀지만 침대 없이 거실 바닥에 담요를 깔고 잤다고 주장했다. 반면 관리자와 상위 직급 직원들에게는 인근 헨더슨의 큰 주택 등 더 나은 숙소가 제공됐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이러한 차이가 출신국을 이유로 한 모욕적 대우 등 다른 정황과 함께 차별적인 근무환경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직원 팁의 사용처도 주요 쟁점이다. 원고들은 일반 주방 직원들에게 배분돼야 할 팁 일부가 관리자 보수 지급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히메네스의 연간 약 6만 달러 보수에는 주방 직원 몫의 팁에서 나온 금액이 포함됐으며, 동시에 팁 일부가 관리직 보수로 돌려져 회사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를 줄이는 데 사용됐다는 것이 소장의 설명이다. 원고들은 부당하게 가져가거나 지급하지 않은 팁과 관련 금액의 반환을 요구했다.
히메네스와 비예가스는 ‘켄’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던 관리자에게 반복적으로 성적 괴롭힘과 폭력적 행동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소장에는 원하지 않는 입맞춤이나 포옹, 엉덩이와 성기 부위 접촉 등이 기재됐다. 두 사람은 중단을 요구했지만 관리자가 오히려 화를 내거나 적대적으로 반응했으며, 멕시코 출신이라는 점과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해당 관리자가 업무를 지시하고 근무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거부하거나 항의할 경우 불리한 배치나 해고 등 보복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소장은 이 관리자의 정확한 법적 이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번 소장에서는 그를 실명 개인 피고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두 사람은 2026년 3월께 더블린 H마트 매장에 배치된 뒤에도 장시간 근무와 모욕적 대우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히메네스는 점심 영업으로 바쁜 시간에 관리자의 개인 점심을 준비하라는 요구를 즉시 따르지 못하자 모욕과 해고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예가스는 기존 주방 업무에 운전·배달 업무까지 추가됐으며, 이에 항의한 뒤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히메네스는 6월 27일께, 비예가스는 6월 28일께 각각 사직했다고 소장에 밝혔다. 원고 측은 경영진에 어려움을 알렸는데도 시정 조치가 없었고 오히려 업무가 늘어났다고 주장하면서, 두 사람의 퇴사가 견디기 어려운 근무환경 때문에 사실상 강요된 사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최기용씨의 경우 임금 문제에 더해 해고 경위가 별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최씨는 2022년 3월께 식재료 준비 업무로 입사했고, 2023년 4월께 ‘주방 운영 책임자’라는 직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함이 바뀐 뒤에도 근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식재료 손질과 조리 등 주방 실무에 사용했으며, 상당 기간 하루 약 12~16시간씩 주 6~7일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라스베이거스와 벨뷰, 콩코드 등에서 일한 데 이어 2025년 6월께부터 해고될 때까지 오클랜드의 중앙 조리시설 준비 업무에도 상당 부분 참여했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이처럼 매장과 시설을 넘나드는 배치가 회사 차원의 통합적인 인력 운영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해고 당시 40세가 넘었던 최씨는 황씨와의 식사 자리에서 회사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올 ‘새로운 세대’의 직원을 원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약 1~2주 안에 고용관계가 종료됐다며, 이 발언과 해고 시점이 연령차별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제시했다.
최씨는 또 2026년 3월 6일 불안과 우울증으로 병가가 필요하다는 의료서류를 회사에 제출했지만, 같은 날 별다른 이유 설명 없이 해고 또는 인원감축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병가 기간이나 다른 업무상 조정 방안을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담겼다.
소장은 회사가 이후 발급한 고용관계 변경 통지에 최씨가 3월 6일부터 휴직을 시작한다는 내용과 같은 날 재직 상태에서 해고 상태로 변경됐다는 내용이 함께 기재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통지서 원본은 이번에 확인한 소장에 첨부돼 있지 않아, 이 내용은 소장에 서술된 원고 측 주장에 해당한다.
최씨는 해고에 앞서 주방 직원들의 팁이 관리자 보수에 사용되는 문제를 부관리자에게 제기했으며, 그 내용이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상위 경영진에게 전달됐다고도 주장했다. 원고 측은 이러한 문제 제기가 이후 불리한 처우와 해고에 영향을 미쳤다며 내부고발자 보호 규정 위반도 청구 사유에 포함했다.
원고들은 미지급 초과근무 수당과 식사·휴식 시간 미보장에 따른 보상금, 팁 반환, 업무상 필요 경비, 퇴직 시 임금 지급 지연에 따른 법정 제재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미래의 소득과 복리후생 손실, 정신적 피해, 법이 허용하는 청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이자와 변호사 비용도 청구했다. 배심원 재판도 요청했다.
구체적인 총청구액은 소장에 확정된 금액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사건 표지에는 청구액이 3만5,000달러를 초과하는 일반 민사사건으로 분류돼 있으나, 이는 사건 분류 기준이며 실제 배상액이 정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소장에는 원고 3명이 캘리포니아 민권국에 관련 진정을 제기한 뒤 모두 2026년 9월 8일 소송권 통지를 받았다고 기재돼 있다. 다만 이번에 확인한 서류에는 민권국의 조사 결과나 위법 인정 결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
법원이 발급한 통지에 따르면 사건관리회의는 2027년 2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샌프란시스코 매캘리스터 스트리트 법원 610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는 사건 진행을 관리하기 위한 절차로, 배심원 재판 기일이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선고일과는 구분된다. 소환장에는 피고가 소환장과 소송 서류를 송달받은 뒤 30일 이내에 법원에 서면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안내돼 있다. 이번에 확인한 서류만으로는 실제 송달 완료 여부와 피고별 답변 기한을 확인할 수 없다.
한편, 이번 소송과 관련해 대호 측의 공식 입장과 법원에 제출한 반박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근무시간과 실제 직무, 급여·팁 지급 내역, 관리자 행동, 해고와 사직 경위 등 원고들이 제기한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은 향후 법정에서 진위여부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