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청소년 SNS 중독’ 소송 최대 180억 달러 합의…하루 2시간 제한

18세 미만 인스타·페이스북 이용 하루 합산 2시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접속 차단…부모 동의해야 해제
캘리포니아 최대 21억 달러 배분…청소년 보호 대폭 강화

메타 로고. 자료사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과 정신건강 피해를 초래했다는 미국 각 주 정부의 소송을 끝내기 위해 최대 약 180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 나섰다. 합의에는 거액의 배상금뿐 아니라 18세 미만 이용자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이용 시간을 하루 최대 2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메타의 플랫폼 운영 방식을 크게 바꾸는 청소년 보호조치도 포함됐다.

이번 합의는 2023년부터 이어져 온 메타에 대한 다주 정부 소송에서 나왔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각 주 정부는 메타가 어린이와 청소년이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물도록 중독성을 높이는 기능을 설계하면서도 이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피해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13세 미만 어린이의 개인정보를 부모 동의 없이 수집·이용해 연방법인 아동 온라인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합의의 금전적 규모는 최대 약 171억 달러다. 로이터에 따르면 메타가 47개 주와 워싱턴DC, 푸에르토리코, 아메리칸사모아, 북마리아나제도 등에 지급하는 금액은 최대 약 167억 달러이며 텍사스와 체결한 별도 10억 달러 이상의 합의 등을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최대 약 180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27억 달러는 지급이 보장되며 나머지 금액 일부는 틱톡과 유튜브, 스냅챗 등 다른 주요 플랫폼이 유사한 청소년 보호조치를 도입하는지 등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청소년의 이용시간 제한이다. 합의에 따라 미국 내 18세 미만 이용자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합해 하루 기본 2시간까지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제한시간을 넘겨 계속 이용하려면 부모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른 주요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비슷한 보호조치를 도입할 경우 메타의 하루 이용 제한도 1시간으로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심야시간 이용도 제한된다. 18세 미만 계정은 기본적으로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접속이 차단되며 이를 해제하려면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푸시 알림이 제한되고, 학기 중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학교 수업시간에도 대부분의 알림이 차단된다. 다른 플랫폼들이 같은 수준의 규제를 수용하면 야간 이용 차단시간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확대될 수 있다.

청소년의 반복적인 사용을 유도해 온 일부 기능도 제한된다. 메타는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게시물의 ‘좋아요’와 반응 숫자를 기본적으로 표시하지 않고, 성형수술 등 외모 변화를 조장할 수 있는 이미지 필터 사용도 차단하기로 했다. 청소년 이용자는 알고리즘이 이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해 콘텐츠를 계속 추천하는 개인화 피드 대신 비개인화 피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부모가 자녀의 이용 형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감독 기능도 확대된다.

연령 확인 장치도 강화된다. 메타는 실제로 18세 미만인 이용자가 성인 생년월일로 계정을 만든 경우를 찾아내기 위한 연령 확인 기술을 확대하고, 13세 미만 어린이가 사용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계정을 찾아내 삭제하는 조치도 강화하기로 했다. 합의 이행 여부는 독립 감사인이 점검하며 감사인은 관련 자료에 접근하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각 주 법무장관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은 지난 8월 18일 오클랜드의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서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갔다.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켄터키, 뉴저지 등은 메타가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며 막대한 민사 제재를 요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된 지 약 일주일 만에 합의가 이뤄졌고, 이 사건을 담당한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연방법원 판사는 26일 주요 합의를 승인했다.

캘리포니아는 이번 합의를 통해 약 15억 달러에서 최대 21억 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주 법무부는 상당 부분의 자금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발생하는 정신건강 문제 예방과 피해 회복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이번 합의가 단순한 배상금을 넘어 이용시간과 야간 접속, 학교시간 알림, 외모 관련 필터 등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 기능 자체를 바꾸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합의가 미국 내 메타의 사업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 메타는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이나 타깃 광고 시스템을 전면 폐지하지 않으며 합의 과정에서도 법적 책임이나 불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플로리다와 뉴멕시코 등 일부 주는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고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는 메타뿐 아니라 틱톡과 유튜브, 스냅챗 등 전체 소셜미디어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 주 정부가 청소년의 플랫폼 이용시간과 야간 접속, 알고리즘 추천, 연령 확인 등을 기업의 자율 정책이 아닌 법적 합의 조건으로 본격 규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소셜미디어 업체들과 진행 중인 청소년 중독 관련 소송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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