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CNN·MS NOW·폴리티코 출입 차단…언론 자유 논란

트럼프 “가짜뉴스” 주장 다음 날 기자증 비활성화·회수
세 매체 “수정헌법 1조 침해”…법적 대응 가능성 시사
백악관기자협회 “즉각 복원해야…모든 언론에 위험한 선례”
밴스 부통령이 지난 9월 3일 백악관 제임스 S.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White House Photo by Emily J. Higgins.

백악관이 CNN MS NOW, 폴리티코 소속 기자들의 경내 출입을 실제로 차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한다는 이유로 매체의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하루 만이다. 해당 매체들은 이번 조치를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보복성 조치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체가 지속해서가짜뉴스 보도하고 있다며 즉시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같은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CNN MS NOW, 폴리티코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출입 금지의 근거가 특정 기사나 구체적인 위반 행위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다른 매체도 출입 제한 대상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가짜뉴스 사례로 거론했으나 매체에 대한 추가 조치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 외에 제한 범위와 기간, 이의 제기 절차 등에 관한 별도의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출입 제한은 19 오전부터 현실화됐다. CNN 백악관 선임기자 벳시 클라인과 MS NOW 백악관 기자 아케일라 가드너는 출근 과정에서 기자증이 비활성화됐다는 통보를 받고 출입을 거부당했다. 폴리티코 백악관 기자 샤이엔 해슬릿도 입장이 차단됐으며 기자증을 회수당했다.

가드너는 백악관 경내의 검문 지점을 통과한 기자증을 인식하는 단계에서 출입 권한이 해제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현장 보안 담당자는 결정 권한이 자신에게 없다고 설명한 기자증 반납을 요구했다. MS NOW 소속 사진기자의 출입증도 비활성화된 반면 제작진은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조치가 매체의 모든 직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클라인 역시 기자증을 회수당한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만 돌려받았으며, 자세한 설명은 백악관 공보실에 문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클라인과 가드너는 백악관 밖에서 출입이 거부된 상황을 직접 보도했고, 폴리티코는 해슬릿의 출입 차단 사실을 공개했다.

CNN 자사 백악관 취재진과 이들의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정부의 방해 없이 취재할 헌법상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리적 출입을 막더라도 미국 정부와 공공기관을 감시하는 언론의 책무는 계속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MS NOW 백악관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미국 국민의 공간이며 내부 의사결정도 납세자의 돈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정헌법 1조상의 권리와 민주주의에서 독립 언론이 수행하는 역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폴리티코의 조너선 그린버거 편집국장도 해슬릿 기자를 비롯한 백악관 취재진을 지지한다며 정부뿐 아니라 앞으로 들어설 모든 정부를 계속 공정하게 취재하겠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출입 제한 시도에 맞서 수정헌법 1조상의 권리를 강력하게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백악관기자협회는 매체의 출입 권한을 즉시 복원하라고 요구했다. 재키 하인리히 회장은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이유로 언론사를 배제할 있게 되면 같은 기준이 언제든 다른 매체에도 적용될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은 정부가 보도를 달가워하는지와 관계없이 독립 언론을 통해 선출된 권력자를 감시할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언론단체들도 이번 조치가 개별 매체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미국 내셔널프레스클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이를 언론 자유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규정했고, 언론자유재단은 보도 내용에 따라 출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관점 차별에 해당할 있다며 언론사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경호와 공간 제약을 이유로 대통령이 참석하는 일부 행사의 취재 인원을 조정할 권한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백악관 취재 시설과 상시 출입증을 언론에 개방한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이유로 특정 기자나 매체만 배제할 있는지는 별개의 헌법적 쟁점이다.

향후 소송이 제기되면 이번 제한이 보도 내용에 대한 보복인지, 기자들에게 사전 통지와 소명 기회 적법 절차가 제공됐는지가 핵심 쟁점이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인의 백악관 출입을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였던 2018 백악관은 CNN 기자 아코스타의 기자증을 정지했지만 연방법원은 출입증을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플레이보이 기자 브라이언 카렘의 기자증 정지 조치도 법원 명령으로 취소됐다.

번째 임기 들어서는 멕시코만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한 명칭으로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AP통신 기자들의 집무실과 전용기 일부 공간 출입을 제한했고, 이를 둘러싼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해 백악관기자협회가 맡아온 대통령 취재단 구성 권한도 직접 행사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좌석 배정이나 제한된 행사 취재 문제를 넘어 백악관 경내 상시 출입 자격 자체를 정부가 비판 보도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있는지를 둘러싼 충돌로 번지고 있다. 출입 제한의 범위와 기간, 공식적인 재심 절차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매체가 실제 소송에 나설 경우 백악관 취재 관행과 대통령의 언론 접근 통제 권한을 다시 가르는 중요한 법적 다툼이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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