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 지역 ICE 체포 1년 새 76% 급증…상당수 범죄 전력 없어

7월 베이 지역서 330명 이상 체포…절반 이상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체포자 약 83% 범죄 유죄·기소 기록 없어
ICE “관련 데이터 부정확”…전국적으로는 7월 약 5만명 체포

베이 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가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베이 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가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체포된 이민자 상당수는 과거 범죄 유죄 판결이나 현재 진행 중인 형사 기소 기록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UC 버클리와 UCLA 연구진이 참여하는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Deportation Data Project)’가 정보공개법 소송을 통해 ICE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NBC가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베이 지역 도시에서 ICE가 기록한 체포 건수는 330건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증가한 규모다.

전체 가운데 절반 이상인 약 189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체포된 사람 가운데 약 83%는 과거 범죄 유죄 판결이나 현재 계류 중인 형사 기소 기록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강력범죄 전력이 있는 불법체류자를 우선 단속 대상으로 삼겠다고 강조해온 것과는 차이가 있는 수치다.

최근 베이 지역에서는 대규모 현장 급습보다 이민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 정부기관을 방문한 이민자를 체포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 이민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샌프란시스코변호사협회 이민법률지원프로그램의 밀리 앳킨슨 디렉터는 자발적으로 이민법원 심리나 ICE 체크인, 인터뷰 등에 참석했다가 샌프란시스코 샌섬 스트리트 630번지의 연방 건물이나 스탁턴의 ICE 시설에서 구금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항에서의 단속도 늘어나는 추세다. 앳킨슨은 과거 합법적으로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지만 이후 비자가 만료된 사람들이 공항에서 체포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취업허가를 가지고 있거나 신분조정·망명 등 이민 신청이 계류 중인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통계에서 말하는 ‘ICE 체포’는 일반적인 형사사건 체포와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니다. ICE가 사용하는 ‘행정체포(administrative arrest)’에는 실제로 신병을 확보해 구금시설로 이송하는 경우뿐 아니라 이민법 위반을 이유로 추방절차에 회부되는 사례도 포함될 수 있다. 실제 북가주에서는 지난 7월 약 900건의 ICE 체포가 기록됐지만 실제 ICE 구금시설에 수용된 사람은 약 440명으로 분석됐다.

북가주 전체에서도 ICE 단속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 자료를 분석한 미션 로컬에 따르면 북가주 ICE 체포는 5월 약 600명에서 6월 약 800명, 7월에는 약 900명으로 증가했다. 범죄 전력이 없는 이민자들이 계속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전국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ICE는 지난 7월 전국에서 4만9,571명을 체포해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들어 월간 기준 가장 많은 체포 건수를 기록했다. 6월 4만3,021명보다 약 15%, 지난 2월 2만9,241명과 비교하면 약 70% 증가한 규모다. 전국적으로도 7월 체포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범죄 유죄 판결이나 계류 중인 형사 혐의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새 통계는 ICE 단속 방식이 대규모 공개 작전에서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형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민법원이나 ICE 사무실 출석, 교통 단속, 공항 등에서 체포가 이뤄지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현장 작전이 아니더라도 전체 체포 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ICE는 그러나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의 분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ICE는 해당 연구기관이 사용하는 자료의 출처와 정확성, 완전성, 분석 방법을 자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며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의 자료는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ICE 전체 체포의 약 70%는 미국에서 범죄로 기소됐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불법체류자라고 주장했다. 다만 NBC 베이 에어리어에 따르면 ICE는 이 수치의 근거 자료나 적용 기간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는 분석에 사용한 자료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추정치가 아니라 ICE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법 소송을 통해 연방정부로부터 제공받은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2022년 10월부터 2026년 8월 6일까지의 ICE 체포와 구금, 추방 관련 기록이 포함됐으며 처음으로 체포가 이뤄진 도시 정보도 추가됐다. 다만 연구진은 도시명이 수기로 입력돼 표기가 일정하지 않고 2025년 이후 기록 가운데 약 4%에는 체포 도시 정보가 빠져 있어 지역별 수치를 분석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가 국경 지역뿐 아니라 이민자 보호 정책을 시행해온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범죄 전력이 없는 이민자와 합법적인 이민 절차가 진행 중인 사람까지 단속 대상에 포함되는 사례가 늘면서 베이 지역 이민자 사회의 긴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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