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코니 챈 AI 챗봇’ 논란 확산…펠로시까지 가세한 SF 연방하원 선거

위너 캠프 AI 챗봇 두고 인종·성차별 논란 불거져
펠로시 등 민주당 중진들 코니 챈 엄호하며 공개 비판
최근 여론조사 격차 좁혀져 11월 본선 초접전 예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AI 챗봇’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왼쪽이 스캇 위너 후보, 오른쪽은 코니 챈 후보.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하는 캘리포니아 제11연방하원 선거가 스캇 위너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과 코니 챈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의 접전 양상으로 좁혀지는 가운데, 위너 선거캠프가 만든 ‘코니 챈 AI 챗봇’을 둘러싼 논란이 선거전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AI 챗봇을 둘러싼 인종·성차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11월 본선을 앞둔 양측의 공방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논란은 위너 캠프가 최근 코니 챈의 정치적 입장을 풍자하기 위해 ‘ConnieChan.ai’라는 AI 챗봇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챗봇은 챈을 실제로 대변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주택 건설, 대중교통, 교육, 경제 활성화 등 주요 현안에서 챈이 반대 입장을 취해 왔다는 위너 측의 주장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패러디 성격의 선거운동 도구다. 위너 캠프는 이를 통해 챈을 각종 정책에 반복적으로 반대해 온 정치인으로 부각시키려 했다.

그러나 챗봇에 챈의 출신 배경과 억양, 시민권, 성별 등에 관한 질문이 입력되는 과정에서 일부 답변이 아시아계 여성 정치인에 대한 인종적·성적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챈 측은 해당 챗봇이 단순한 정치 풍자를 넘어 아시아계 여성 후보의 억양과 출신 배경을 조롱하는 방식으로 이용됐다며 부적절한 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낸시 펠로시 전 연방하원의장도 직접 위너 비판에 나섰다. 펠로시는 조이 로프그렌, 그레이스 멩, 질 도쿠다, 주디 추 연방하원의원 등과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여성 정치인의 목소리와 입장을 AI로 만들어 공격하는 것은 기술의 부적절한 사용이며, 특히 유색인종 여성을 대상으로 할 경우 인종적·성적 고정관념을 확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펠로시는 이미 코니 챈을 공식 지지하고 있어 이번 성명은 챈 진영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후원자가 위너를 직접 비판하고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위너 측은 즉각 반박했다. 위너는 해당 챗봇이 처음부터 정치적 패러디임을 명확히 밝혔으며, 챈의 인종이나 성별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택·교통·교육·경제 정책에 대한 정치적 기록을 비판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너 캠프는 또 챈 측 관계자들이 논란이 될 만한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인종과 성별, 억양, 외모, 시민권 등에 관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입력했다고 주장하며, 챈 측이 정책 논쟁에서 벗어나 AI 논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위너는 펠로시의 비판에 대해서도 과거 AI 규제 문제를 꺼내 들었다. 위너는 자신이 캘리포니아주의 강력한 AI 규제 법안을 추진했을 당시 펠로시가 이에 반대했던 점을 거론하며, 현재 펠로시가 자신의 AI 사용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에 따라 이번 논란은 단순한 위너와 챈 후보 간 공방을 넘어 펠로시를 중심으로 한 기존 샌프란시스코 민주당 정치세력과 위너 사이의 갈등 양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일 예비선거에서 위너는 40.77%를 얻어 1위를 기록했고 챈은 29.72%로 뒤를 이으며 약 11%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일부 조사에서는 위너 45%, 챈 40%로 격차가 5%포인트까지 줄었고, 또 다른 조사에서는 위너 39%, 챈 38%로 사실상 오차범위 안의 초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다만 일부 조사는 후보 캠프나 정치단체가 의뢰했다는 점에서 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는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두 후보를 둘러싼 정치권과 노동계의 지지 경쟁도 치열하다. 챈은 펠로시를 비롯해 아담 시프 연방상원의원, 로 칸나 연방하원의원과 주요 노동단체들의 지지를 확보하며 조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위너 역시 캘리포니아 정치권과 노동계 유력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노동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돌로레스 우에르타가 챈이 아닌 위너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도 위너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소로 평가된다.

결국 이번 AI 챗봇 논란은 11월 본선을 앞두고 위너와 챈의 선거전이 정책 경쟁을 넘어 본격적인 네거티브 공방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예비선거에서는 위너가 비교적 큰 격차로 앞섰지만 최근 일부 조사에서 두 후보의 차이가 크게 줄어든 만큼, 이번 논란이 아시아계 유권자를 포함한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향후 선거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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