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아델라 자하리아 협연으로 무대 빛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 김은선이 독일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 공연을 선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오는 11월 6일(금) 오후 7시 30분 워 메모리얼 오페라하우스에서 김은선의 지휘로 ‘슈트라우스 인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슈트라우스가 남긴 관현악곡과 예술가곡, 오페라 음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오페라 ‘장미의 기사‘를 새롭게 편곡한 관현악 모음곡이 미국에서 처음 연주될 예정이어서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은선 음악감독은 2024년과 2025년 베토벤 교향곡 연주회를 연이어 매진시키며 관현악 지휘자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는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함께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풍부한 음향과 극적인 표현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의 첫 곡은 슈트라우스가 1895년 작곡한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이다. 독일 민담에 등장하는 장난꾸러기 틸 오일렌슈피겔의 모험과 최후를 음악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재치 있는 선율과 빠르게 변화하는 관현악의 색채가 특징이다.
슈트라우스는 이 작품에서 호른과 목관악기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활용해 주인공의 익살스러운 행동과 사건의 전개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특히 유머와 풍자, 극적인 긴장감이 교차하는 음악적 구성이 돋보여 오늘날에도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의 연주회에서 자주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어 루마니아 출신 소프라노 아델라 자하리아가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브렌타노 가곡집‘을 노래한다. 1919년 작곡된 이 작품은 독일 낭만주의 시인 클레멘스 브렌타노의 시를 바탕으로 한 여섯 곡의 연가곡으로, 슈트라우스 특유의 서정적인 선율과 화려한 성악 기교가 조화를 이룬다.
이 가곡집은 슈트라우스가 특히 아꼈던 소프라노 엘리자베트 슈만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사랑과 자연,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높은 음역과 정교한 표현력을 요구해 소프라노의 음악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레퍼토리로 꼽힌다.
이번 무대에 함께하는 자하리아는 2022년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돈나 안나 역으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데뷔했다. 이후 2023년 창단 100주년 기념 공연에 참여했으며, 2025~2026 시즌에는 베르디의 ‘리골레토‘에서 질다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자하리아는 파리에서 공연된 ‘햄릿‘의 오필리아, 베를린의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콘스탄체, 볼로냐의 ‘라 트라비아타‘ 비올레타 등을 연기했다. 빈 국립오페라에서는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주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등 유럽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해 왔다.
공연 후반부에는 이번 음악회의 하이라이트인 ‘장미의 기사‘ 모음곡이 미국 초연으로 연주된다. 이 작품은 스위스 출신 지휘자 필리프 조르당과 편곡자 토마시 일레가 슈트라우스의 1911년 오페라 ‘장미의 기사‘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관현악곡이다.
기존에 널리 연주되던 ‘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1944년 지휘자 아르투르 로진스키가 편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판본은 오페라에 등장하는 화려한 왈츠 선율에 무게를 두고 있어 원작의 극적인 줄거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이번에 선보이는 새로운 모음곡은 약 35분 분량으로,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와 이야기의 흐름을 관현악의 음색으로 표현하도록 구성됐다. 프랑스 라디오 방송사가 위촉해 2021년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기존 모음곡보다 긴 연주 시간과 풍부한 음악적 서사가 특징이다.
‘장미의 기사‘는 18세기 빈을 배경으로 사랑과 질투, 세대 간 갈등을 유머와 서정성으로 풀어낸 오페라다. 특히 원숙한 귀족 여성 마르샬린과 젊은 연인 옥타비안, 소피를 둘러싼 사랑의 이야기는 슈트라우스의 섬세한 관현악법과 결합해 오페라 역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은선 음악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다양한 시대와 양식의 작품을 지휘하며 폭넓은 음악적 해석을 선보여 왔다. 존 애덤스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세계 초연을 비롯해 바그너의 ‘파르지팔‘,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 베토벤의 ‘피델리오‘와 교향곡 5번 및 9번 등을 지휘했다.
올해는 베를린에서 슈트라우스의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를 지휘했으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는 ‘엘렉트라‘를 통해 대규모 관현악을 이끄는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김 감독의 지휘에 대해 강력한 추진력과 정교한 통제력을 갖추면서도 거대한 음향 속에서 음악적 명료함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10월 15일부터 11월 1일까지 마스네의 프랑스 오페라 ‘마농‘을 지휘하고, 내년 5월 29일부터 6월 22일까지는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을 선보인다. ‘라인의 황금‘은 2028년 여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무대에 올릴 예정인 바그너의 대작 ‘니벨룽의 반지‘ 전곡 공연을 향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이번 슈트라우스 특별 음악회는 교향시와 성악곡, 오페라 모음곡을 통해 한 작곡가의 음악적 상상력을 다양한 각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김은선 감독이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역동적인 연주와 자하리아의 성악, 새로운 ‘장미의 기사‘ 모음곡의 미국 초연이 어우러지는 단 하루의 무대로 마련된다.
공연은 11월 6일 오후 7시 30분 샌프란시스코 워 메모리얼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공연 시간은 휴식 시간을 포함해 약 1시간 33분이며, 입장권은 30달러부터 판매된다. 자세한 공연 정보와 예매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