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무부, 캘리포니아 유권자 시민권 확인 요구…48시간 최후통첩

시민권 의심 유권자 명단 전달…48시간 내 확인 요구
확인 안 된 우편투표 개표 보류…법적 충돌 우려
연방 법무부가 캘리포니아주에 일부 유권자의 시민권 확인을 요구하고 나서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연방 법무부. 법무부는 캘리포니아주에 일부 유권자의 시민권 확인을 요구하며 법적 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방 법무부가 캘리포니아주 선거 당국에 일부 유권자의 미국 시민권 여부를 48시간 이내에 확인하라고 요구했다. 시민권이 확인되지 않은 유권자의 우편투표는 별도로 보관하고 개표를 보류하도록 요청하면서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주 사이에 선거 관리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이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방 법무부의 트렌트 맥코터 법무차관 대행은 13일 셜리 웨버 캘리포니아주 국무장관과 딘 로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선거관리 책임자에게 서한을 보내 시민권이 없는 것으로 의심되는 유권자 명단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법무부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선거 당국에 비밀번호로 보호된 이동식 저장장치를 전달했으며, 여기에는 연방정부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유권자들의 명단이 담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 11월 3일 선거를 위한 우편투표 용지를 발송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다.

맥코터 차관 대행은 선거 당국이 48시간 이내에 해당 명단을 검토해 실제 미국 시민권자가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권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유권자에 대해서는 투표용지를 폐기하지 않고 별도로 분리해 보관한 뒤 신분이 확인될 때까지 개표에 포함하지 말도록 요청했다.

아직 투표용지가 발송되지 않은 대상자에게는 시민권 확인 전까지 발송을 보류하고, 이미 제출된 투표용지 역시 확인 절차가 끝날 때까지 개표하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캘리포니아주가 이러한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긴급 법원 명령을 구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부는 미국 연방선거에서 시민권이 없는 사람의 투표는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법무부는 선거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합법적인 유권자만 투표에 참여하도록 확인하는 것은 연방정부의 정당한 법 집행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선거 당국과 선거법 전문가들은 연방정부가 제공한 명단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권 취득 기록이나 이민 관련 데이터가 최신 상태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실제 미국 시민권자가 비시민권자로 잘못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다른 주에서 연방정부가 제시한 비시민권 의심 유권자 명단에 상당한 오류가 있었던 사례도 지적되고 있다. 네바다주에서는 처음 약 1만6,000명이 비시민권 등록자로 지목됐지만, 추가 검토를 거치면서 대상자가 185명으로 줄었고 최종적으로 모두 시민권자로 확인된 사례가 있었다.

캘리포니아주 역시 연방정부의 주장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웨버 국무장관은 앞서 연방정부가 캘리포니아주 유권자 명부에 19만 명 이상의 비시민권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을 당시, 해당 수치의 산출 근거와 검증 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법적 쟁점도 적지 않다. 미국 연방 유권자등록법은 선거일 전 90일 이내에 유권자 명부를 대규모로 정리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선거법 전문가들은 이미 우편투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특정 유권자들의 투표를 사실상 보류하도록 요구하는 조치가 관련 법률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9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서도 법무부가 주정부 유권자 명부를 확보하고 연방 이민 관련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부적격 유권자를 가려내려 한 정책에 제동을 거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이러한 정책이 관련 연방법과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캘리포니아주에 대한 요구가 해당 판결에 직접적으로 위배되는지는 별도의 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5일부터 등록 유권자들에게 우편투표 용지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번 법무부 요구가 실제 집행될 경우 이미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의 투표용지 처리 문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귀화 시민권자의 경우 연방정부가 보유한 이민 기록과 현재 시민권 상태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이번 명단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귀화 시민권자나 한인 유권자가 포함돼 있는지는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요구는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3주 앞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연방 하원 다수당 결정에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선거 관리 절차를 둘러싼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갈등도 주요 정치·법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보도 시점까지 캘리포니아주 국무장관실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선거관리국의 공식 대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법무부가 제시한 48시간 기한 내에 주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연방정부가 실제로 긴급 소송에 나설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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