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2년째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 땅’ 억지 주장

각의서 2026년판 승인…본문·지도에 ‘다케시마’ 표기
한국 정부 “즉각 철회”…외교·국방 당국자 잇달아 초치
안보협력 강조하면서 영토 도발 반복…한일 신뢰 훼손

독도를 자국 영토로 넣어 발표된 일본 방위백서.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2026년판 방위백서에 독도를 자국의 고유 영토라고 명시하며 또다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반복했다. 일본이 방위백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것은 2005년 이후 22년 연속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각의에서 2026년판 방위백서인 ‘일본의 방위’를 승인했다. 일본 방위성은 백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을 설명하며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말하는 ‘다케시마’는 독도를 지칭하는 일본식 명칭이다.

그러나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고유 영토다. 대한민국 정부는 독도에 영유권 분쟁이 존재하지 않으며, 독도가 외교적 교섭이나 국제사법적 해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독도에 대해 입법·행정·사법적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일본이 백서에 ‘미해결 영토 문제’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분쟁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려는 시도라는 지적이다.

이번 방위백서의 문제는 본문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한 차례 적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백서에 수록된 ‘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 지도에는 독도 주변을 가리키며 ‘다케시마를 둘러싼 영토 문제’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영문 요약본 지도에도 독도 위치에 ‘Territorial dispute regarding Takeshima Island’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일본 주변 해·공역에서의 경계·감시’ 지도에서는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주변에 일본이 주장하는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을 나타내는 선을 그었다. ‘일본과 주변국·지역의 방공식별구역’ 지도에도 한국방공식별구역 안에 있는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시했다. 독도를 일본의 안보·방위 영역 안에 포함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시각적 왜곡이다.

방위백서는 일본 정부의 국방정책과 주변국에 대한 안보 인식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설명하는 공식 문서다. 특히 각의 승인을 거쳐 발간된다는 점에서 일본 방위성만의 의견이 아니라 일본 정부 전체의 공식적인 정책 인식을 반영한다.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하고 경계·감시 및 방공식별구역 지도에까지 반복적으로 표시하는 것은 단순한 문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일본의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국가 안보정책과 자위대 활동의 논리 속에 구조적으로 포함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더욱이 일본은 이번 백서에서 한국을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파트너로서 협력해 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테러, 해양안보, 대규모 자연재해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설명도 담았다. 한국을 안보협력의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하면서도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부정하는 주장을 동시에 반복한 것이다. 이 같은 모순된 태도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와 안보협력의 신뢰 기반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방위백서 발표 직후 강력히 항의하고 부당한 독도 영유권 주장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해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의 부당한 주장이 독도에 대한 우리의 주권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논평 발표와 별도로 추조 가즈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국방부도 김학조 국제정책관이 나가요시 타케시 주한 일본 방위주재관을 국방부 청사로 불러 잘못된 내용을 즉각 시정하고 앞으로 같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 정책관은 독도가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임을 재확인하고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외교부와 국방부가 같은 날 일본 외교·방위 당국자를 각각 초치한 것은 이번 사안을 대한민국의 영토주권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도 일본의 주장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대한제국은 1900년 10월 칙령 제41호를 공포해 울도군의 관할구역을 울릉전도와 죽도·석도로 규정했다. 여기서 석도는 독도를 가리키며, 이는 대한제국이 일본의 독도 편입 주장보다 앞서 독도를 자국 행정구역에 포함해 주권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반면 일본이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를 통해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한 것은 1905년 러일전쟁 중이었다. 당시 일본은 동해상 러시아 함대 감시와 군사통신망 구축을 위해 독도의 전략적 가치를 주목했다. 한국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부에서도 독도를 한국 영토로 인식했던 정황이 확인된다.

일본의 1905년 독도 편입 시도는 한국의 외교권을 빼앗고 식민지 지배를 본격화하던 국권 침탈 과정에서 이뤄졌다. 독도가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첫 번째로 희생된 한국 영토로 평가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뿐 아니라 외교청서와 교과서, 일본 외무상의 국회 외교연설, 시마네현의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 행사 등을 통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행정·외교·교육·안보 문서를 동원해 잘못된 주장을 지속하면서 이를 자국민과 미래세대의 인식 속에 고착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번 방위백서는 광복절을 불과 열흘여 앞두고 발표됐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시점에 과거 침략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편입하려 했던 독도를 다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 것은 한국 국민의 역사적 상처를 외면하는 행위다.

일본이 진정으로 한국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역내 안보협력을 강화하려 한다면,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독도 주장을 먼저 철회해야 한다. 협력을 말하면서 상대국의 영토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태도로는 지속 가능한 신뢰관계를 만들 수 없다.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확고한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고유 영토다.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 같은 주장을 몇 차례 반복하더라도 독도의 법적·역사적 지위는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되는 역사 왜곡은 일본이 과거 침략의 역사를 얼마나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는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문만 키울 뿐이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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