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다·워드 우승 합작…그란트는 4전 전승 활약
앨리슨 리, 네 홀 차 뒤집고도 미국 우승 방어 실패
유럽이 미국과의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서 마지막 날 싱글 매치의 우위를 앞세워 우승컵을 되찾았다. 미국은 한국계 앨리슨 리가 출전한 네 경기를 모두 이기며 분전했지만, 유럽의 고른 활약을 막지 못하고 대회 2연패 도전을 마감했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단장이 이끈 유럽은 9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크롬포이르트의 베르나르뒤스 골프에서 끝난 2026 솔하임컵에서 미국을 15-13으로 꺾었다. 네덜란드에서 처음 개최된 이번 대회에서 유럽은 2024년 미국에 내줬던 우승컵을 되찾았고, 미국은 2015년 이후 첫 유럽 원정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솔하임컵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12명의 선수가 출전해 사흘 동안 총 28점을 놓고 겨루는 여자골프 단체 대항전이다. 첫 이틀은 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포섬과 각자 공을 쳐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포볼로 진행하고, 마지막 날에는 선수 전원이 일대일 싱글 매치에 나선다. 각 경기의 승리 팀에 1점, 무승부 때는 양 팀에 0.5점씩 주어진다. 디펜딩 챔피언 미국은 14점만 확보해도 우승컵을 지킬 수 있었지만, 유럽은 14.5점 이상을 얻어야 탈환할 수 있었다.
첫날부터 승부는 팽팽했다. 미국의 넬리 코르다와 한국계 앨리슨 코푸즈는 오전 포섬에서 찰리 헐·로티 워드를 세 홀 남기고 네 홀 차로 꺾었다. 두 선수는 솔하임컵에서 같은 조로 출전해 다섯 경기 연속 승리를 거둔 최초의 조가 됐다. 앨리슨 리와 로런 코글린도 승점을 보탰지만, 유럽이 나머지 두 경기를 가져가면서 오전은 2-2로 끝났다. 오후 포볼에서도 양 팀이 2점씩 나눠 가지며 첫날 합계는 4-4가 됐다.
균형이 처음 흔들린 것은 둘째 날 오전이었다. 유럽의 마야 스타르크와 린 그란트가 코르다·코푸즈를 두 홀 남기고 세 홀 차로 제압하며 미국의 강력한 조합을 무너뜨렸다. 미미 로즈와 나스타시아 나도는 안드레아 리·오스턴 김을 세 홀 남기고 네 홀 차로 꺾었고, 리오나 매과이어와 에스터 헨젤라이트도 제니퍼 컵초·로즈 장에게 마지막 홀에서 한 홀 차 승리를 거뒀다. 유럽은 오전 네 경기에서 3승을 챙겨 7-5로 앞서갔다.
미국에서는 앨리슨 리와 코글린이 헐·워드를 다섯 홀 남기고 여섯 홀 차로 크게 이겨 추가 실점을 막았다. 두 선수는 초반 세 홀까지 동률을 유지하다 4번 홀에서 앞서기 시작했고, 이후 버디를 이어가며 격차를 벌렸다. 미국이 오전에 확보한 유일한 승점이었다.
미국은 오후 포볼에서 곧바로 반격했다. 노예림과 안드레아 리가 헐·워드를 한 홀 차로 꺾었고, 로즈 장과 오스턴 김은 나도·매과이어에게 두 홀 남기고 세 홀 차로 승리했다. 컵초와 린디 덩컨도 카를로타 시간다·셀린 부티에를 한 홀 차로 제압했다. 유럽은 스타르크·그란트가 메건 캉·코글린을 꺾어 한 점을 지켰지만, 미국이 오후를 3승 1패로 마치면서 합계는 다시 8-8이 됐다.
결국 우승컵의 향방은 최종일 싱글 매치 12경기에 달렸다. 미국은 6점만 추가하면 우승컵을 지킬 수 있었지만, 유럽이 7승을 거두며 필요한 승점을 넘어섰다. 유럽의 최종일 7점은 2013년 이후 가장 좋은 싱글 매치 성적이었다. 헐과 워드가 각각 승리를 보탰고, 그란트와 나도, 훌리아 로페스 라미레스 등도 제 몫을 하면서 미국을 압박했다.
우승을 굳히는 과정에서는 워드와 시간다가 중심에 섰다. 워드는 오스턴 김과의 경기에서 17번 홀의 약 60㎝ 퍼트를 넣어 한 홀 남기고 두 홀 차 승리를 확정했다. 시간다도 컵초를 상대로 두 홀 남기고 네 홀 차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의 결과가 맞물리면서 유럽의 우승이 확정됐고, 선수들은 함께 기쁨을 나눴다.
유럽의 가장 확실한 승점 공급원은 그란트였다. 마지막 날 에인절 인을 세 홀 남기고 네 홀 차로 꺾은 그란트는 이번 대회를 4전 전승으로 마쳤다. 2024년 대회에서 네 경기를 모두 패했던 선수가 다음 출전에서 네 경기를 모두 이기는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나도 역시 3승 1패로 활약했고, 로즈와 함께 신인끼리 짝을 이뤄 한 대회에서 두 차례 승리한 최초의 조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에서는 앨리슨 리의 투혼이 돋보였다. 앨리슨 리는 헨젤라이트와의 최종일 경기에서 일곱 홀을 남기고 네 홀 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남은 홀에서 격차를 뒤집고 한 홀 차로 승리했다. 매치플레이에서 네 홀 차 열세는 상대보다 네 개의 홀을 더 이겨야 동률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앨리슨 리는 얼마 남지 않은 기회를 살려 미국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안겼다.
대회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 승리는 솔하임컵 싱글 매치에서 기록된 최대 격차 역전승이다. 앨리슨 리는 이번 대회를 4전 전승으로 마무리하며 패한 팀 소속으로 4전 전승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도 됐다.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대회였지만, 팀 우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다른 한국계 선수들은 둘째 날 미국의 반격에 기여했으나 최종일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안드레아 리는 나도에게, 노예림은 로페스 라미레스에게 각각 두 홀 남기고 세 홀 차로 패했다. 오스턴 김도 워드를 넘지 못했다. 미국은 코르다와 코글린, 덩컨, 로즈 장이 싱글 매치에서 승리했지만 앨리슨 리의 승점을 더해도 5점에 그쳤다.
미국의 앤절라 스탠퍼드 단장은 대회 후 선수 선발과 경기 운영에 후회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예림과 안드레아 리 등의 활약을 평가하고 선수들의 준비와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마지막 날에는 유럽이 더 좋은 경기를 했다고 받아들였다. 이틀 동안 대등하게 맞섰던 미국은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 필요한 승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우승컵을 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