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개 주 13일 같은 날 사형 집행…2010년 이후 처음

테네시·앨라배마·오클라호마서 모두 독극물 주사 방식
3건 모두 집행되면 2010년 1월 이후 약 16년 만의 기록
미국 사형 집행 일부 주에 집중…사형제 논쟁 다시 부각

사형집행장 모습. 자료사진.
미국에서 약 16년 만에 처음으로 3개 주가 같은 날 각각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예정된 사형이 모두 실제 집행될 경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하루에 3명의 사형수가 서로 다른 주에서 사형에 처해지는 사례가 된다.

AP통신과 사형제정보센터에 따르면 테네시주와 앨라배마주, 오클라호마주는 오는 8월 13일 각각 사형수 1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세 명 모두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사형이 예정돼 있다. 사형제정보센터의 최신 집행 일정에도 세 명의 사형 집행일이 모두 8월 13일로 올라 있다.

미국에서 서로 다른 3개 주가 같은 날 사형을 집행한 것은 2010년 1월 7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루이지애나와 오하이오, 텍사스에서 각각 사형이 집행됐다. 2018년에도 앨라배마와 플로리다, 텍사스에서 같은 날 3건의 사형이 예정됐지만 텍사스에서는 집행 유예 결정이 내려졌고, 앨라배마에서는 정맥주사 연결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실제 집행은 한 건에 그쳤다.

이번에 사형 집행이 예정된 세 명은 테네시주의 앤서니 대럴 듀가드 하인스, 앨라배마주의 제러미 윌리엄스, 오클라호마주의 카를로스 쿠에스타-로드리게스다.

테네시주는 66세의 하인스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하인스는 1985년 테네시주 킹스턴 스프링스의 한 모텔에서 객실 청소 직원으로 일하던 54세 캐서린 진 젠킨스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1986년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새로운 형량 심리를 거쳐 1989년 다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테네시주의 사형 집행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테네시주가 토니 캐러더스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려다 정맥주사 연결 문제로 절차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집행팀은 첫 번째 정맥주사 라인을 확보했지만 필수적인 예비 라인을 설치하는 데 한 시간 이상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집행이 취소됐다. 캐러더스에게는 1년의 집행 유예가 내려졌다.

하인스 측은 자신이 두 차례 뇌졸중을 겪어 신체 일부가 마비된 상태라는 점 등을 들어 사형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주장하며 집행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테네시주 대법원은 집행정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빌 리 주지사 역시 현재까지 집행을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앨라배마에서는 42세 제러미 윌리엄스의 사형이 예정돼 있다. 윌리엄스는 2021년 5세 여아 카마리 홀랜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자신의 사형 선고에 대한 항소를 계속하기보다는 사형 집행을 진행해 달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윌리엄스는 2024년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불과 약 2년 만에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사형제정보센터에 따르면 항소 절차를 포기하고 사형 집행을 받아들이는 이른바 ‘자발적 집행’ 사례는 전체 사형 집행자 가운데 약 10% 수준이지만, 일반적으로 사형수들은 훨씬 오랜 기간 사형수 수감시설에 머문 뒤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집행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올해 앨라배마주의 첫 사형 집행이 된다.

오클라호마에서는 70세 카를로스 쿠에스타-로드리게스가 사형 집행 대상이다. 그는 2003년 당시 여자친구였던 43세 올림피아 피셔를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피셔는 당시 쿠에스타-로드리게스와의 관계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클라호마 사면·가석방위원회는 지난달 3대 1로 그의 사면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변호인들은 어린 시절의 어려움과 뇌 손상,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중증 우울증 등을 고려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쿠에스타-로드리게스 본인은 위원회에서 사면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정대로 집행되면 그는 올해 오클라호마에서 사형이 집행되는 세 번째 수감자가 된다.

같은 날 예정된 3건의 사형은 미국에서 사형제도를 둘러싼 논쟁에도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사형제정보센터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 가운데 27개 주가 법적으로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펜실베이니아 등 일부 주는 행정적으로 사형 집행을 중단한 상태다. 실제 사형 집행은 소수 주에 집중돼 있다.

2025년 미국에서는 11개 주에서 모두 47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특히 플로리다가 19명을 집행해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에서도 각각 5명이 사형에 처해졌다.

올해 들어서는 8월 12일 현재 미국에서 19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으며 집행은 4개 주에 집중됐다. 플로리다는 지난 7월 28일 하루에 두 명을 잇따라 사형에 처하기도 했다. 사형제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적으로는 8개 주에서 46건의 사형 집행일이 지정됐거나 지정된 바 있다.

사형제정보센터의 로빈 마허 사무총장은 AP통신에 미국 전체를 보면 실제 사형 집행과 새로운 사형 선고가 소수 주에 집중돼 있다며, 하루에 세 건의 사형이 집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세 건이 같은 날짜로 잡힌 데에는 각 주의 독립적인 사법 절차에 따른 일정이 우연히 겹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13일 세 건의 사형이 모두 예정대로 집행될 경우 미국은 2010년 1월 7일 이후 약 16년 만에 처음으로 서로 다른 3개 주에서 같은 날 세 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동시에 사형 집행이 일부 주에 집중되고 있는 미국 사형제도의 현주소와 독극물 주사 방식의 안전성, 사면 및 항소 절차 등을 둘러싼 논쟁도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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