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 18만7천건…1969년 이후 최저

전주보다 2만2천건 급감…시장 전망 크게 밑돌아
해고는 감소했지만 신규 채용 둔화는 여전히 지속

매사추세츠주의 한 업체에 부착된 구인광고.
미국에서 새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근로자 수가 약 5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둔화하고 있지만 대규모 해고 역시 제한되면서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7월 1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계절조정 기준 18만7천건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직전 주 수정치인 20만9천건보다 2만2천건 감소한 수치다. 주간 감소 폭은 최근 3개월 사이 가장 컸다.

이번 청구 건수는 196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1만2천건과 팩트셋 조사 전망치 21만5천건도 크게 밑돌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기업의 해고 동향을 신속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노동시장 지표로 활용된다.

단기 변동성을 완화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 4주 이동평균도 20만7천500건으로 전주보다 7천250건 감소했다. 한 번 이상 계속 실업수당을 받은 사람을 나타내는 계속 청구 건수는 7월 11일로 끝난 주에 179만6천건으로 집계돼 전주보다 2천건 줄었다.

계속 청구 건수의 4주 이동평균도 180만5천250건으로 4천건 감소했다. 실업보험 가입 근로자 가운데 실업수당을 받는 비율인 보험실업률은 1.2%로 전주와 같았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급감에 계절적 요인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자동차 공장들은 통상 여름철에 다음 연도 차량 생산을 위한 설비 교체와 정비를 실시하는데, 공장 가동 중단 시기가 매년 달라 계절조정 수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신규 청구 건수가 다시 20만건대 초반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계절적 변동을 고려하더라도 해고 수준 자체가 매우 낮다는 점은 미국 노동시장의 기초 체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미국 노동시장은 현재 신규 채용과 해고가 모두 낮은 이른바 ‘저채용·저해고’ 구조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경제와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신규 인력 채용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근로자를 대규모로 줄일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의 6월 비농업 일자리는 5만7천개 증가하는 데 그치며 채용 둔화를 나타냈다. 실업률은 5월 4.3%에서 6월 4.2%로 하락했지만, 이는 고용이 크게 증가했다기보다 구직을 중단한 사람들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디즈니, 월마트 등 주요 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나섰지만, 미국 전체 노동시장에서 해고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코로나19 경기침체 이후 대부분 20만건에서 25만건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다.

강한 실업수당 지표는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동시장 급락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상황에서 유가 상승과 관세에 따른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경우, 연준은 경기 부양보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표가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낮추는 긍정적인 신호인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 또는 완화적 정책 전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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