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 지역 강력범죄 큰 폭 감소…오클랜드, 총기 이용 강도 45% ‘급감’

FBI, 2025년 미 강력범죄 9.3% 감소 공식 발표
오클랜드 살인 22%·강도 27%↓…올해도 감소세 지속
SF도 지난해 강력범죄 18%↓…살인 70여년 만에 최저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등 베이 지역 주요 도시에서 강력범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샌프란시스코 경찰국.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산호세 등 베이 지역 주요 도시에서 강력범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때 미국에서도 높은 범죄율로 악명을 떨쳤던 오클랜드에서는 지난해 강력범죄가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올해에도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이 14일 발표한 ‘2025년 미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강력범죄는 전년보다 9.3% 감소했다. FBI가 전국 범죄율 추계를 시작한 1936년 이후 가장 큰 연간 감소폭이다. 2025년 자료에는 전국 1만7천여 개 법집행기관이 참여했으며 미국 인구의 96.2%를 포괄한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살인 및 비과실치사는 전년 대비 18.1% 줄었고 강도는 18.5%, 강간은 7.6%, 가중폭행은 7.2% 각각 감소했다. 재산범죄 역시 1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은 4.1명까지 떨어져 1955년과 195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전국적인 강력범죄 감소 흐름은 베이 지역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각 도시 경찰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강력범죄는 전년과 비교해 오클랜드에서 약 25%,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17%, 산호세에서 약 13% 감소했다. 강력범죄에는 살인, 강간, 강도, 가중폭행 등이 포함된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 자체 연말 집계에서는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경찰국은 지난해 전체 강력범죄가 18% 감소했으며 재산범죄도 27% 줄었다고 밝혔다. 살인은 28건으로 전년보다 20% 감소해 1954년 이후 71년 만에 가장 적었다. 강도는 24%, 총기를 이용한 강도는 45% 급감했으며 차량절도는 44%, 차량 내 물품 절도는 43%, 주거침입 절도는 29% 각각 감소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오클랜드다. 2025년 강력범죄가 전년보다 약 25% 줄어든 데 이어 올해에도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오클랜드 경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발생한 강력범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살인이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으며 강도는 27%, 가중폭행은 10% 감소했다. 특히 총기를 이용한 강도는 무려 42% 줄어 전체 강력범죄 가운데서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총기를 이용한 범죄와 강도가 오랫동안 오클랜드의 대표적인 치안 문제로 지적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오클랜드의 범죄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흐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에만 강력범죄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당시 살인은 21%, 가중폭행은 18%, 강간은 24% 줄었다. 이후 연말까지 감소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강력범죄 감소 추세 자체는 유지됐고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지난해 모든 주요 범죄 지표가 하락했다. 경찰은 번호판 자동인식 카메라와 드론, 공공안전 카메라를 실시간 수사센터와 연계하고 상습 소매절도 단속과 고가시성 순찰을 확대해 왔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이 같은 기술 활용과 지방·주·연방 법집행기관 간 공조가 범죄 감소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범죄 감소의 원인을 특정 정책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FBI 역시 이번 통계 발표에서 특정 치안정책이나 단속방식을 전국적인 범죄 감소의 단일 원인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범죄 감소는 서로 다른 정책과 정치적 환경을 가진 미국 주요 도시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범죄가 장기적인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과정, 경찰과 주민 간 협력 개선, 폭력예방 프로그램, 특정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살인율은 팬데믹 시기인 2020년과 2022년 인구 10만 명당 6.6명까지 높아졌다가 2023년 6.0명, 2024년 5.1명, 지난해 4.1명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다만 통계가 크게 개선됐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의 치안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FB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강력범죄 가운데 체포 또는 다른 방식으로 사건이 해결된 비율은 47.4%에 그쳤다. 특히 장기 미제 살인사건 등은 여전히 피해자 가족과 지역사회에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범죄 통계를 해석할 때는 신고된 사건을 중심으로 작성된 자료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신고율 변화나 사건 재분류, 자료 입력 시점 등에 따라 수치는 수정될 수 있으며 지역 경찰국과 FBI가 사용하는 집계 기준에서도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산호세에서 동시에 나타난 두 자릿수 강력범죄 감소와 오클랜드에서 2026년까지 이어지고 있는 하락세는 베이 지역 치안 상황이 팬데믹 이후 뚜렷한 전환점을 맞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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