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 지역 출신 노예림, AIG 위민스 오픈 3타 차 단독 선두…첫 메이저 우승 노린다

3라운드 69타·합계 7언더파로 첫 메이저 정조준
유해란 공동 2위…메이저 3연속 우승 불씨 살려
주수빈·리디아 고도 톱12…한국·한국계 선수 선전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 3라운드에서 3타차 단독 선두에 오른 노예림. 사진=Photo by Richard Heathcote/R&A/R&A via Getty Images.
베이 지역 출신 한인 선수 노예림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위민스 오픈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뒀다.

노예림은 1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1라운드 67타, 2라운드 70타에 이어 사흘 연속 안정적인 경기를 펼친 노예림은 중간 합계 7언더파 206타로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2위인 유해란, 에스터 헨젤라이트, 지노 티띠꾼, 구와키 시호, 루시 리와는 3타 차다. 노예림이 메이저대회에서 54홀 단독 선두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예림에게도 이날 초반은 쉽지 않았다. 첫 6개 홀에서 보기 3개를 범해 3타를 잃으면서 한때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9번홀부터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9번홀 버디를 시작으로 10번홀과 11번홀에서도 연속으로 타수를 줄이며 순식간에 앞선 실수를 만회했다.

전반의 흔들림을 빠르게 정리한 노예림은 후반 9개 홀을 33타로 마쳤다. 특히 링크스 코스 특유의 단단한 페어웨이와 깊은 항아리 벙커가 선수들을 괴롭히는 상황에서도 무리한 공략을 자제하고 안정적인 리듬을 유지했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전체 출전자 가운데 9명에 불과했다.

노예림은 경기 후 “출발은 조금 불안했지만 퍼팅이 안정적이었고 이후 샷도 좋아졌다”며 “후반에는 루틴을 되찾고 템포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라운드에 대해 “또 한 번의 골프 라운드라고 생각하고 즐기겠다. 이런 위치에 있다는 것이 기쁘고 다시 경기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노예림의 선두 질주에는 드라이버와 퍼팅의 조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회 3라운드까지 드라이버 비거리 부문 8위에 올랐고, 페어웨이 안착률도 76%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7개로 공동 2위다. 티샷으로 위험 지역을 피한 뒤 그린 위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 3타 차 선두의 원동력이 됐다.

노예림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이스트베이 콩코드에서 성장한 북가주 대표 골퍼다. 콩코드의 카론델렛 고등학교에 다니다 골프에 집중하기 위해 홈스쿨링으로 전환했으며, 2018년에는 주니어 PGA 챔피언십과 US 걸스 주니어, 캐나다 여자 아마추어를 연이어 제패하며 미국 여자골프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대학 진학 대신 17세에 프로 전향을 선택한 노예림은 2020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5년 파운더스컵에서는 고진영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텍사스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으며, 베이 지역에 머물 때는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에서 훈련하고 있다.

첫 우승 이후 아직 두 번째 LPGA 투어 정상에 오르지 못한 노예림은 이번 대회에서 곧바로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지금까지 AIG 위민스 오픈 최고 성적은 2021년 공동 13위였다. 최근 수년간 메이저대회에서 여러 차례 컷 탈락하며 기복을 보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까다로운 링크스 코스에 완벽하게 적응하며 가장 중요한 순간 선두로 올라섰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유해란은 3라운드 초반까지만 해도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다. 3번홀과 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유해란은 경쟁 선수들이 타수를 잃는 사이 한때 5타 차 단독 선두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7번홀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면서 경기 흐름이 급격히 바뀌었다. 벌타를 받고 경기를 이어간 유해란은 7번홀과 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고, 이후에도 페어웨이 벙커와 그린 주변 벙커에 잇따라 빠지면서 타수를 잃었다.

이번 대회 첫 40개 홀에서 보기 3개만 기록했던 유해란은 이후 10개 홀에서만 6타를 잃었다. 결국 3라운드에서 보기 6개를 범하며 3오버파 74타를 적어냈고, 중간 합계 4언더파 209타로 공동 2위까지 내려갔다.

선두를 내줬지만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 노예림과의 격차는 3타에 불과하다.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에서는 한 번의 티샷 실수나 벙커 진입으로도 순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해란은 앞서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연이어 제패했다.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면 출전한 메이저대회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유해란은 “최종라운드에서는 침착함을 유지하고 공을 조금 더 낮게 치면서 벙커를 피하겠다”고 반격을 다짐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주수빈이 중간 합계 1언더파 212타로 공동 12위에 올랐다. 주수빈은 1라운드 70타와 2라운드 69타에 이어 3라운드에서 2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선두 노예림과는 6타 차지만, 최종라운드 결과에 따라 톱10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임진희는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기록해 중간 합계 이븐파 213타로 공동 14위를 차지했다. 김세영은 사흘 연속 72타를 기록하며 3오버파 216타로 공동 27위에 자리했다. 양희영과 신지은은 나란히 4오버파 217타로 공동 35위에 올랐다. 김효주와 아마추어 양윤서는 5오버파 218타로 공동 40위, 강민지는 6오버파 219타로 공동 49위다. 고진영은 7오버파 220타로 공동 56위, 이미향은 10오버파 223타로 공동 66위에 머물렀다.

한국계 선수 중에서는 리디아 고가 1언더파 212타로 주수빈과 함께 공동 12위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3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맞바꾸며 이븐파 71타를 쳤다. 호주 국적의 최로빈은 1오버파 214타로 공동 16위에 자리했고, 앨리슨 리는 7오버파 220타로 공동 56위를 기록했다.

노예림은 최종라운드에서 공동 2위 헨젤라이트와 챔피언조에서 경기한다. 두 선수는 2일 오후 2시35분 영국 현지시간, 미 서부시간으로 오전 6시35분에 출발한다. 유해란은 노예림보다 20분 앞선 오후 2시15분 구와키 시호와 함께 최종라운드를 시작한다. 유해란이 초반부터 추격에 나설 경우 한인 선수 노예림과 한국 선수 유해란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우승을 놓고 정면 대결을 펼치는 장면도 기대할 수 있다.

3타 차는 분명 노예림에게 유리한 격차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유해란이 한때 5타 차 선두에서 공동 2위로 내려오고, 노예림은 초반 3타를 잃고도 단독 선두로 올라선 장면은 이 코스에서 순위가 얼마나 빠르게 뒤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베이 지역에서 성장한 노예림이 흔들리지 않고 선두를 지켜 생애 첫 메이저 우승과 통산 두 번째 LPGA 투어 우승을 달성할지, 유해란이 극적인 역전으로 메이저 3연승의 역사를 완성할지 최종라운드에 한인 골프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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