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산불 피해 잇따라…진화율 높아지며 확산세는 한풀 꺾여

캘러베러스 ‘갠 산불’ 진화율 40%…건물 18채 전소
멘도시노·소노마 주요 산불은 90% 이상 진화 진전
고온·건조한 날씨 지속…추가 산불 발생 가능성 경계

1만 에이커 넘게 피해를 입힌 갠 산불. 사진=캘파이어.
북가주 곳곳에서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캘러베러스 카운티에서 발생한 ‘갠 산불’이 1만 에이커 이상을 태우며 가장 큰 피해를 내고 있다. 반면 멘도시노와 소노마, 유바 카운티에서 발생한 주요 산불들은 진화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확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CAL FIRE)에 따르면 7일 오전 기준 올해 캘리포니아에서는 4,393건의 산불이 발생해 약 22만8,390에이커가 불탔다. 여름철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북가주에서도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어 소방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재 북가주에서 가장 큰 산불은 캘러베러스 카운티 밸리 스프링스 인근에서 발생한 갠 산불이다. 이 산불은 지난 3일 오후 호건 댐 로드와 갠 로드 일대에서 시작된 뒤 빠르게 확산돼 7일 오전 현재 10,374에이커를 태웠다. 진화율은 40%다.

밤사이 불길의 확산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산불 내부에서는 여전히 곳곳에서 잔불과 열점이 발견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드론과 적외선 장비 등을 이용해 남아 있는 불씨를 찾아 제거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갠 산불은 이번 북가주 산불 가운데 가장 큰 인명·재산 피해를 낸 화재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건물 18채가 전소됐으며 민간인 1명이 숨지고 소방관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장에는 3,100명이 넘는 소방 인력과 헬기 11대, 소방차 117대, 불도저 40대 등이 투입돼 대대적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강제 대피 명령과 대피 경고가 내려져 있으며 풀 스테이션 로드와 호건 댐 로드 일부 구간도 통제되고 있다.

피해가 커지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6일 캘러베러스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추가 소방·구호 자원 투입과 피해 주민 지원 절차도 본격화되고 있다.

CAL FIRE는 갠 파이어의 원인을 ‘장비 사용’으로 분류했으며 이번 화재와 관련해 한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불길 차단과 함께 전소 또는 피해 건물 주변의 안전 확인, 위험 수목 제거, 잔불 정리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멘도시노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들은 대부분 큰 고비를 넘기고 있다. 지난 1일 홉랜드 인근 펠리스 크릭 로드에서 발생한 ‘펠리스 산불’은 872에이커를 태운 뒤 현재 진화율이 90%까지 높아졌다. 화재 초기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고 101번 하이웨이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현재는 확산 위험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특히 CAL FIRE의 최종 건물 피해 조사 결과 산불 경계와 주변 300피트 지역에서 전소되거나 파손된 건물은 한 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주택 주변의 방어 공간 확보가 건물 피해를 막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멘도시노 카운티 코벨로 남쪽 162번 하이웨이 인근에서 5일 발생한 ‘앤더슨 산불’도 205에이커를 태운 뒤 진화율 40%를 기록하고 있다. 앤더슨 산불은 발생 초기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주변 지역에 대피 경고가 내려지고 일부 도로가 폐쇄됐지만 같은 날 오후부터 불길의 전진이 저지됐다. 현재 대피 경고와 도로 통제는 모두 해제됐으며 인명이나 건물 피해도 보고되지 않았다.

소노마 카운티 해안에서는 지난달 30일 발생한 ‘우드사이드 산불’가 사실상 마무리 진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팀버 코브와 솔트 포인트 주립공원 일대에서 발생한 우드사이드 산불은 강풍을 타고 해안 지역을 따라 번지며 한때 1번 하이웨이가 폐쇄되고 주민 대피가 이뤄졌다. 현재까지 152에이커가 불탔으며 진화율은 95%까지 높아졌다.

이번 산불로 건물 4채가 전소되고 3채가 피해를 입었으며 전소된 건물 가운데 2채는 주택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와 함께 1번 하이웨이 주변에서 화재로 약해진 나무와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바 카운티 도빈스 인근에서 지난달 13일 발생한 ‘슈트 산불’도 진화율 95%를 기록하며 사실상 통제 단계에 들어갔다. 슈트 산불은 노스 유바 리버 협곡의 험준한 지형 때문에 초기에 진화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까지 163에이커를 태운 뒤 추가 확산은 거의 멈춘 상태다. 주민들에게 내려졌던 대피 명령도 지난 1일 모두 해제됐다.

7일 현재 북가주 산불 상황을 종합하면 갠 산불에 가장 많은 소방력이 집중되는 가운데 다른 주요 산불들은 점차 안정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펠리스 산불과 우드사이드 산불, 슈트 산불은 각각 90~95%의 높은 진화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앤더슨 파이어도 불길의 전진이 저지돼 추가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갠 산불은 이미 1만 에이커 이상을 태우고 사망자와 건물 피해까지 발생한 데다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대피 명령이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 북가주 산불 대응의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 현상도 계속되고 있어 새로운 산불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방당국은 주민들에게 산불 위험 지역에서 장비 사용과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하고 대피 경고가 내려질 경우 즉시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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