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AIG 위민스 오픈 단독 선두…메이저 3연승 보인다

2라운드 69타·합계 7언더파로 1타 차 선두
올해 PGA 챔피언십·에비앙 연속 제패
북가주 노예림 공동 3위·주수빈 단독 5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AIG 위민스 오픈 2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는 유해란. 사진=Photo by Morgan Harlow/R&A/R&A via Getty Images.
유해란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에서 단독 선두로 반환점을 돌며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향해 순항했다.

유해란은 31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첫날 5언더파 66타를 친 유해란은 중간 합계 7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6언더파로 2위에 자리한 일본의 구와키 시호와는 1타 차다.

출발은 불안했다. 유해란은 3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데 이어 5번홀에서는 더블보기를 범하며 첫 5개 홀에서 3타를 잃었다. 한때 선두와 4타 차까지 벌어지며 메이저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다.

그러나 유해란은 7번과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전반에 잃었던 타수를 만회하기 시작했다. 후반 첫 홀인 10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고, 15번홀 버디로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17번홀에서는 그린을 놓치고도 침착하게 파를 지킨 뒤 마지막 18번홀에서 약 10피트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유해란은 경기 후 다른 선수들의 성적보다 자신의 경기와 코스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이저대회에서는 언제든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남은 이틀 동안도 결과보다 매 순간의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유해란은 2026시즌 세 번째 메이저 우승이자 세 대회 연속 메이저 정상에 오르게 된다. LPGA 투어 역사에서 메이저대회 3연승을 달성한 선수는 베이브 자하리아스, 미키 라이트, 팻 브래들리, 박인비 등 4명뿐이다. 가장 최근 기록은 박인비가 2013년에 세웠으며, 유해란은 13년 만이자 역대 다섯 번째 대기록에 도전한다.

올해 유해란의 우승 행보는 메이저대회에서 더욱 강렬했다. 유해란은 지난 6월 미네소타주 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첫날 1오버파 73타를 기록해 선두에 10타 뒤졌지만, 2라운드 64타와 3라운드 68타를 몰아치며 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날에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윤이나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유해란은 불과 2주 뒤 열린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특히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잡아 11언더파 60타를 기록했다. 이는 남녀를 통틀어 메이저대회 역사상 가장 낮은 라운드 스코어였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브룩 헨더슨의 거센 추격을 허용해 합계 19언더파로 동타가 됐지만, 첫 번째 연장 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우승을 확정했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이은 두 대회 연속 메이저 우승이었으며, 유해란은 LPGA 투어 통산 다섯 번째 우승까지 달성했다. 올해 거둔 2승이 모두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점에서 유해란은 현재 여자골프에서 가장 강력한 메이저 승부사로 자리매김했다.

북가주 출신 한인 선수 노예림도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노예림은 2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중간 합계 5언더파 137타를 기록했다. 첫날 67타에 이어 이틀 연속 언더파를 기록한 노예림은 지노 티띠꾼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선두 유해란을 2타 차로 추격했다.

베이 지역 출신인 노예림은 지난해 파운더스컵에서 고진영을 4타 차로 따돌리고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안정적인 링크스 코스 공략을 앞세워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남은 36홀에서 유해란과 노예림이 펼칠 우승 경쟁은 한국과 북가주 한인 골프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주수빈의 선전도 돋보였다. 첫날 1언더파 70타를 기록한 주수빈은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3언더파 139타로 단독 5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205위인 주수빈은 선두 유해란과 4타 차를 유지하며 메이저대회 우승 경쟁에 합류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임진희는 합계 1언더파로 공동 14위에 자리했고, 강민지는 1오버파 공동 25위로 컷을 통과했다. 김세영과 지난주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10년 만의 우승을 차지한 신지은은 나란히 2오버파 공동 31위에 올랐다. 이미향과 고진영, 양희영은 3오버파 공동 45위, 김효주와 아마추어 양윤서는 컷 기준선인 4오버파 공동 55위로 주말 경기에 진출했다.

한인 선수 가운데서는 오스턴 김이 합계 1오버파 공동 25위에 올랐다. 첫날 4오버파 75타로 부진했던 오스턴 김은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앨리슨 리도 합계 4오버파 공동 55위로 컷 통과에 성공했다. 반면 안드레아 리는 5오버파, 제니 배는 8오버파, 지나 김은 11오버파를 기록해 컷 탈락했다.

선두 경쟁에서는 구와키가 유해란에 1타 뒤진 단독 2위에 자리했다. 첫날 7언더파 64타로 선두였던 티띠꾼은 2라운드에서 2오버파 73타로 주춤해 노예림과 공동 3위가 됐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는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로 반등했지만 합계 1언더파 공동 14위로 유해란과는 6타 차다.

유해란은 흔들릴 수 있었던 초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며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남은 두 라운드에서도 선두를 지킨다면 박인비 이후 13년 만에 메이저 3연승을 달성하는 동시에 2026시즌 여자골프의 메이저 판도를 완전히 지배하게 된다. 여기에 노예림과 주수빈까지 우승권에 포진하면서 AIG 위민스 오픈의 주말 경기는 한국과 한국계 선수들이 중심이 된 치열한 우승 경쟁으로 펼쳐지게 됐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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