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멀티홈런·도루·호수비 ‘원맨쇼’…자이언츠 승리

4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 맹활약
빠른 발과 연이은 호수비로 공수 장악
로건 웹 6이닝 무실점…3연패 탈출

공수주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정후. 데뷔 후 두 번째 멀티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이정후가 홈런 두 방과 도루, 연이은 호수비를 선보이며 올 시즌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이정후와 에이스 로건 웹의 활약을 앞세워 3연패에서 벗어났다.

샌프란시스코는 8월 3일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4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공격과 주루, 수비에서 모두 경기의 중심에 섰다. 시즌 타율은 3할6리로 올라갔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 텍사스 수비진의 연이은 실책을 틈타 먼저 2점을 뽑았다. 다니엘 수색이 3루수 에세키엘 듀란의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고, 드루 길버트의 우전 안타 때 우익수 브랜던 니모가 공을 뒤로 흘리면서 수색이 홈을 밟았다. 길버트는 3루까지 진루한 뒤 오슬레이비스 바사베의 희생플라이로 득점했다.

이정후는 3회 자신의 첫 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텍사스 선발 칼 콴트릴의 시속 83마일 스플리터를 받아쳐 오른쪽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는 시속 100.6마일, 비거리는 410피트로 측정됐다. 시즌 7호 홈런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리드를 3-0으로 벌리는 대형 아치였다.

이정후의 활약은 타석에만 머물지 않았다. 4회에는 니키 로페스가 우익수 앞에 떨어뜨린 듯한 타구를 빠르게 전진해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5회에는 작 피더슨의 타구를 조명 속에서 순간적으로 놓쳤지만 끝까지 공을 따라가며 몸을 낮춘 채 가까스로 걷어 올렸다. 안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 두 개를 연이어 처리하며 웹의 무실점 투구를 도왔다.

5회초에는 빠른 발까지 과시했다. 2사 후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이정후는 곧바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텍사스 포수 오스틴 윈스의 송구가 빗나가면서 이정후는 3루까지 내달렸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는 못했지만 이정후의 적극적인 주루가 텍사스 수비진을 다시 흔들어 놓았다.

이정후는 8회 선두타자로 나서 다시 한번 담장을 넘겼다. 텍사스 구원투수 페이튼 그레이가 던진 초구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오른쪽 가운데 관중석으로 보냈다. 시즌 8호 홈런으로, 이정후는 지난해 세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동률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한 경기 멀티홈런은 2025년 4월 뉴욕 양키스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다.

이정후는 9회에도 타점을 추가했다. 그랜트 맥크레이의 볼넷과 크리스천 코스의 내야안타, 네이트 퍼먼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맥크레이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샌프란시스코가 이날 기록한 5점 가운데 3점을 이정후가 직접 책임졌다. 시즌 타점은 43개로 늘었다.

마운드에서는 웹이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쳤다. 웹은 1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시작했고,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텍사스 타선을 봉쇄했다. 시즌 최다인 8개의 삼진을 기록한 웹은 시즌 7승째를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3.74로 낮췄다.

텍사스는 9회 듀란의 솔로홈런으로 영패를 피했지만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레이버 산마르틴이 마지막 타자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텍사스는 이날 시즌 최다인 5개의 실책을 범하며 6연패에 빠졌다. 샌프란시스코는 3연패를 끊고 시즌 48승65패를 기록했다.

이번 승리는 대대적인 선수 이동 직후 거둔 결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샌프란시스코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루이스 아라에즈와 엘리엇 라모스, 로비 레이 등 주축 선수들을 잇달아 떠나보냈다. 낯선 얼굴이 대거 포함된 젊은 라인업 속에서 이정후가 새로운 중심타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선수 이동으로 클럽하우스가 어수선했지만 야구선수로서 경기에 집중하려 했고, 그 결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신을 메이저리그로 불러준 자이언츠에서 성공하고 싶다며 팀과 함께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멀티홈런과 3안타, 3타점, 도루에 두 차례의 호수비까지. 이정후는 이날 타격과 주루, 수비를 모두 장악하며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완벽한 경기 가운데 하나를 만들어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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