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구글 떠난 샌프란시스코 ‘원마켓플라자’ 입주

스트리밍 부문 사무실 7만6천 제곱피트 임대
2027년 만료 앞둔 마켓스트리트 사무실 이전
대형 임대 잇따르며 도심 회복 기대감 높아져

샌프란시스코 페리 빌딩 앞에 위치한 원마켓플라자 빌딩 모습. 자료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가 구글이 대규모 사무실을 비운 샌프란시스코 원마켓플라자에 입주한다. 장기간 침체를 겪은 샌프란시스코 도심 오피스 시장이 최근 대형 기업과 법률회사들의 임대 계약에 힘입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3일 복수의 부동산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디즈니가 원마켓플라자에 7만6천 제곱피트 규모의 사무실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한화 면적으로는 약 2천135평이다.

계약은 수개월 동안 협상이 진행된 끝에 최근 최종 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사무실에는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 부문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이전 시기와 근무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디즈니는 이번 계약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디즈니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525 마켓스트리트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이곳의 임대 계약이 2027년 만료될 예정이어서 원마켓플라자 계약은 기존 사무실을 대체하기 위한 이전 준비로 풀이된다.

원마켓플라자는 마켓스트리트와 엠바카데로가 만나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핵심 지역에 자리 잡은 대형 오피스 단지다. 전체 면적은 약 160만 제곱피트로 스피어타워와 스튜어트타워, 역사적인 랜드마크 빌딩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단지는 한때 구글과 비자, 오토데스크 등 대형 기업들이 입주한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업무 공간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혼합근무가 확산하면서 주요 임차인들이 잇따라 사무실을 축소하거나 이전했다.

특히 구글은 지난해 임대 계약 만료에 따라 스피어타워에서 사용하던 약 32만 제곱피트 규모의 사무실 대부분을 비웠다. 다만 구글은 원마켓플라자 단지 안에 별도로 위치한 랜드마크 빌딩에서는 업무 공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디즈니의 입주는 원마켓플라자가 최근 보이고 있는 임대 회복세를 상징하는 계약으로 평가된다. 건물 소유·운영사인 엘레코 프로퍼티스는 올해 여름 인공지능 기업과 법률회사 등을 상대로 모두 약 15만 제곱피트의 신규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한 곳이 스피어타워 3개 층에 걸쳐 약 6만2천400제곱피트를 임대했으며, 법률회사 윌키 파 앤 갤러거와 데이비스 포크 앤 워드웰도 각각 사무실을 마련했다. 윌키는 2027년 2월부터 약 3만5천 제곱피트를 사용하는 12년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엘레코는 원마켓플라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억5천만 달러 규모의 시설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스피어타워를 중심으로 공용 회의 공간과 피트니스 시설, 식음료 공간, 라운지와 옥상 테라스 등을 현대화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임대 수요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공실률은 29.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흡수면적은 약 96만4천 제곱피트를 기록해 기업들이 새로 임대한 면적이 비운 면적을 웃돌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디즈니처럼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의 입주가 다른 기업들의 도심 복귀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교통 접근성이 좋고 베이 전망과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임대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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