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오페라 104번째 시즌, 김은선 지휘 ‘시몬 보카네그라’로 화려하게 막 올린다

베르디 정치 드라마 9월 12일부터 27일까지 오페라하우스 무대
세계적 성악가 대거 출연…미국 초연 프로덕션으로 개막 무대 장식
개막 다음 날 골든게이트파크서 무료 ‘오페라 인 더 파크’ 개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104번째 시즌 개막작인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의 한 장면. 사진=샌프란시스코 오페라/Photo by Hans Jorg Michel/Hamburg State Opera.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오는 9월 12일 주세페 베르디의 정치 드라마 ‘시몬 보카네그라’로 104번째 시즌인 2026-27시즌의 막을 올린다. 시즌 첫 개막작 지휘는 한인 음악감독인 김은선이 맡는다. 공연은 9월 12일부터 27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워 메모리얼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시몬 보카네그라’는 중세 이탈리아 제노바를 배경으로 권력과 정치적 대립, 가족의 상실과 재회를 그린 작품이다. 제노바의 지도자인 도제에 오른 시몬 보카네그라가 오랫동안 헤어졌던 딸과 재회하는 가운데 정적들의 음모와 갈등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베르디는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의 대본을 바탕으로 1857년 작품을 처음 발표했으며, 이후 아리고 보이토가 수정한 대본을 토대로 1881년 작품을 대폭 개작했다. 가족 간의 화해와 분열된 사회의 통합이라는 주제를 베르디 특유의 장중하고 극적인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 롤은 몽골 출신의 세계적인 바리톤 아마르투브신 엔흐바트가 맡는다. 엔흐바트는 2024년 ‘가면무도회’와 2025년 ‘리골레토’에 이어 3년 연속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시즌 개막작에 출연하며, 이번 무대에서 시몬 보카네그라 역에 처음 도전한다.

이탈리아 소프라노 엘레오노라 부라토는 보카네그라의 딸 마리아·아멜리아 역으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데뷔한다. 테너 조슈아 게레로도 아멜리아의 연인 가브리엘레 아도르노 역으로 이 오페라단의 무대에 처음 오른다.

베이스바리톤 크리스천 밴 혼은 보카네그라와 대립하는 야코포 피에스코 역을 맡는다. 9월 27일 마지막 공연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애들러 펠로 출신 소프라노 토니 마리 팔머트리가 마리아·아멜리아 역으로 출연한다.

이번 작품은 독일 연출가 클라우스 구트가 함부르크 국립오페라를 위해 제작한 프로덕션으로, 미국에서는 처음 소개된다. 과거의 기억과 사건이 현재의 정치적·개인적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회상 장면과 분할 무대 등을 통해 표현한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시몬 보카네그라’를 워 메모리얼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리는 것은 2008년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 공연에서는 고인이 된 세계적인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가 타이틀 롤을 맡았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 김은선. 사진=샌프란시스코 오페라/Photo by Cody Pickens.
김은선 음악감독은 개막작을 시작으로 2026-27시즌 동안 쥘 마스네의 ‘마농’과 리하르트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을 지휘한다. 11월 6일에는 소프라노 아델라 자하리아와 함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으로 구성된 특별 콘서트도 이끈다.

특히 2027년 5월 29일부터 6월 22일까지 공연되는 ‘라인의 황금’은 2028년 여름 예정된 바그너의 4부작 ‘니벨룽의 반지’ 전곡 공연을 향한 첫 단계다. 김 감독은 202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지휘할 예정이다.

개막일인 9월 12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길드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연례 자선행사 ‘오페라 볼’도 열린다. 참석자들은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레드카펫과 리셉션, 만찬을 가진 뒤 워 메모리얼 오페라하우스로 이동해 개막 공연을 관람한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시청에서 애프터파티가 이어진다. 오페라 볼 수익금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예술 프로그램과 베이 지역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음악·예술교육 사업에 사용된다.

개막 다음 날인 9월 13일에는 골든게이트파크 로빈 윌리엄스 메도에서 연례 무료 야외공연 ‘오페라 인 더 파크’가 개최된다. 김은선 감독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오케스트라, 가을 시즌에 출연하는 성악가들이 오페라 아리아와 이중창, 대중적인 성악곡과 관현악 작품을 선보인다. 1971년 시작된 이 공연은 매년 1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찾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무료 야외 문화행사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2026-27시즌에는 ‘시몬 보카네그라’를 비롯해 테아 머스그레이브의 ‘메리, 퀸 오브 스코츠’, 마스네의 ‘마농’,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푸치니의 ‘토스카’,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 등이 포함됐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현재 2026-27시즌 개별 공연 티켓과 시즌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공연관련 정보 및 티켓 구입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홈페이지(sfoper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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