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허깅페이스 129억 달러에 인수…개방형 AI 생태계 장악

세계 최대 AI 모델·데이터 공유 플랫폼 품는다
1천800만 개발자·20만 기업 네트워크 확보
“개방성 유지”…경쟁사 하드웨어 차별 우려도

산타클라라 소재 엔비디아 본사. 사진=엔비디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개방형 인공지능(AI) 모델 공유 플랫폼인 허깅페이스를 약 129억 달러에 인수한다.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해 온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와 개발자 플랫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며 개방형 AI 생태계의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3일 허깅페이스를 129억3천3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가 추진한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다. 거래 금액 가운데 약 119억 달러는 허깅페이스 투자자들에게 지급된다. 엔비디아에 합류하는 허깅페이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허깅페이스는 2016년 프랑스 출신의 클레망 들랑그와 줄리앙 쇼몽, 토마 울프가 설립한 뉴욕 기반 AI 스타트업이다. 개발자들이 인공지능 모델과 데이터, 소프트웨어 도구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어 ‘AI 업계의 깃허브’로 불린다.

현재 허깅페이스에는 300만개 이상의 AI 모델과 50만개 이상의 데이터셋, 100만개 이상의 응용 프로그램이 등록돼 있다. 전 세계 개발자와 연구자, 창작자 1천8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기업 고객도 20만개가 넘는다.

엔비디아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히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를 공급하는 기업에서 모델 개발과 배포,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종합 AI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주요 고객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허깅페이스 인수는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는 방어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발자들이 허깅페이스에서 AI 모델을 선택하고 학습·배포하는 과정에 엔비디아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허깅페이스에 500개가 넘는 AI 모델과 250개 이상의 공개 데이터셋을 제공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허깅페이스의 플랫폼을 확장하고 기반 시설을 강화해 전 세계 개발자와 기관들이 AI를 더욱 폭넓게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최고경영자는 플랫폼의 개방성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개발자들이 원하는 모델과 개발 도구, 클라우드, AI 반도체를 계속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허깅페이스를 이용하는 데 엔비디아의 반도체가 필수 조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깅페이스의 기존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의 소유권을 확보하면서 경쟁사 하드웨어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표면적으로는 개방성을 유지하더라도 모델 최적화와 검색·추천, 학습 및 배포 기능이 엔비디아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허깅페이스는 2023년 투자 유치 당시 4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 세일즈포스와 아마존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반도체 경쟁사인 AMD도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인수 가격은 3년 전 평가액의 약 2.9배에 해당한다.

이번 거래는 폐쇄형 AI 모델을 운영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맞서 개방형 모델 진영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이 최대 규모의 개방형 AI 플랫폼까지 소유하게 되면서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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