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컴, 데뷔 첫 ‘끝내기 안타’…자이언츠, 세인트루이스와 연장 11회 접전 끝 승리

9회 안타 친 이정후, 연장 10회 빅리그 첫 고의4구
웹 6이닝 1실점 반등…엘드리지 공수에서 맹활약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끝내기 안타를 친 셰이 위트컴이 팀 동료인 엘드리지의 축하를 받고 있다.
셰이 위트컴이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끝내기 안타와 끝내기 타점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짜릿한 연장 승리를 안겼다. 자이언츠는 7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자이언츠는 시즌 60승85패를 기록했고, 세인트루이스는 72승73패가 됐다.

승부를 끝낸 주인공은 위트컴이었다. 4-4로 맞선 연장 11회말 자동 주자 네이트 퍼먼이 2루에 나간 상황에서 드류 캐버노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3루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위트컴은 조지 소리아노를 상대로 유격수 쪽으로 크게 튀어 오르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전진 수비를 펼치던 세인트루이스 내야진이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퍼먼이 홈을 밟았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위트컴에게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끝내기 안타이자 첫 끝내기 타점이었다.

위트컴은 이날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9회말에도 안타를 때리며 끝내기 기회를 이어간 데 이어 11회에는 직접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이언츠의 올 시즌 5번째 끝내기 승리다. 자이언츠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2000년 이후 210차례 끝내기 승리를 기록해 같은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애슬레틱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위트컴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뛰며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달 자이언츠에 합류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으며, 이날은 새로운 팀에서 자신의 빅리그 첫 끝내기 순간을 만들어냈다.
셰이 위트컴은 이날 경기에서 데뷔 첫 끝내기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데버스는 이날 2루타 2개로 2002년 제프 켄트 이후 시즌 35홈런과 35개 이상의 2루타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자이언츠는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다. 1회말 터너 힐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라파엘 데버스가 우익수 쪽 2루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올렸다. 3회에는 크리스티안 코스가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고, 데버스의 볼넷에 이어 브라이스 엘드리지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2-0을 만들었다. 5회에는 데버스가 다시 2루타를 때린 뒤 엘드리지가 적시 2루타를 날려 3-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데버스는 이날 2루타 2개와 볼넷 2개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시즌 35홈런과 35개 이상의 2루타를 동시에 기록하며 2002년 제프 켄트 이후 자이언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 시즌 35홈런·35 2루타 고지를 함께 밟았다. 특히 데버스가 이날 기록한 선취 타점은 올 시즌 그의 30번째 ‘탐애 리드를 안긴 타점’으로, 자이언츠 선수로는 2012년 버스터 포지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엘드리지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희생플라이와 적시 2루타, 연장 10회 동점 적시타를 포함해 3타점을 올렸고, 16경기 연속 출루 행진도 이어갔다. 수비에서는 강한 직선타를 잡아내는 호수비와 연장 11회 어려운 송구를 걷어내는 플레이로 실점을 막는 데 힘을 보탰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경기 후 엘드리지의 수비를 높이 평가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그 직선타를 어떻게 잡았는지 모르겠다”며 “오늘 경기 전체를 놓고 봐도 정말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엘드리지의 수비 발전에 대해서는 “결국 태도에서 시작한다”며 “누군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의심하거나 부족하다고 평가한다면 자존심을 가지고 더 발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이다. 브라이스가 그런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드리지 역시 수비 향상의 핵심으로 풋워크를 꼽았다. 그는 “정말 열심히 연습해왔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그것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것이 기쁘다”며 “가장 크게 발전한 부분은 풋워크다. 모든 수비는 발에서 시작한다. 나는 체격이 크고 팔다리가 긴 편이라 이를 익히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풋워크가 좋아지면서 다른 부분도 함께 정리됐다”고 말했다.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는 엘드리지.
엘드리지의 10회 동점타는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중요한 장면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10회말 무사 2루 상황에서 데버스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 엘드리지와 승부했다. 하지만 엘드리지가 중견수 쪽 적시타를 터뜨려 4-4 동점을 만들었다.

엘드리지는 데버스를 피하고 자신과 승부하는 상황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고 경기후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데버스와 승부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오기 전부터 준비한다”며 “상대가 데버스를 의4구로 내보내면 데버스가 나를 보면서 계속 힘을 불어넣어 준다. 나는 그를 정말 좋아한다. 서로의 뒤를 받쳐주고 있고 그것이 내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바이텔로 감독도 데버스와 엘드리지가 타순에서 서로를 보호하는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버스터 포지도 오늘 사무실에서 정확히 그 이야기를 했다”며 “데버스가 샌프란시스코에 더 완전히 정착할수록 경기력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라이스 역시 나이와 수비 발전 등을 생각하면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두 선수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는 흥미로운 주제”라고 말했다.

이정후도 경기 후반 자이언츠의 끈질긴 승부에 힘을 보탰다.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했다.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시즌 타율은 2할8푼을 유지했다. 시즌 성적은 500타수 140안타, 9홈런, 53타점, 62득점, 12도루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이정후. 특히 이정후는 연장 10회 메이저리그 첫 고의 4구로 출루했다.
첫 세 타석에서 범타에 그쳤던 이정후는 자이언츠가 3-3 동점을 허용한 뒤 맞은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라인 스타넥의 빠른 공을 밀어쳐 3루수 키를 넘기는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위트컴의 안타와 코스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되면서 이정후는 3루까지 진루했지만 힐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끝내기 득점에는 실패했다.

연장 10회에는 이정후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졌다. 세인트루이스가 레오 버날의 적시타로 4-3 리드를 잡은 뒤 자이언츠는 엘드리지의 적시타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조나 콕스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되자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이정후와의 승부를 피하고 자동 고의4구를 선택했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진출 후 고의4구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어 나온 드류 길버트의 타구가 병살로 이어지면서 자이언츠는 또 한 번의 끝내기 기회를 놓쳤다.

10회초 버날의 타구 때 이정후는 전력 질주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이 글러브 앞에 떨어지면서 세인트루이스가 잠시 4-3으로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자이언츠는 곧바로 반격했고, 결국 11회 위트컴의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선발 로건 웹의 반등도 승리의 토대가 됐다. 웹은 6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2개만 내주며 1실점했고 삼진 8개를 잡았다. 직전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10⅔이닝 동안 16실점했던 부진을 털어내는 투구였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99개의 공을 던지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웹은 경기 후 “오늘은 전반적으로 메커니즘이 훨씬 좋았다”며 “투수 코치들과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계속 작업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투구 과정에서 몸이 너무 일찍 열리는 현상을 지적하며 “커리어 내내 가끔 겪어온 문제인데 오늘은 훨씬 나았다”고 설명했다.
자이언츠 선발 로건 웹이 역투하고 있다.
최근 부진이 많은 이닝을 던진 데 따른 피로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웹은 “내 일은 이닝을 던지고 시즌 내내 준비돼 있는 것이다.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냥 한동안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뿐이다. 오늘은 훨씬 나다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웹은 최근 홈 10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긴 홈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투구 기록이다. 6월 8일 이후 홈 10경기에서 68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25, WHIP 0.82를 기록했다.

웹은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현재 자이언츠의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2주 전과 비교하면 거의 새로운 팀 같다. 새로운 선수와 젊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며 “많은 선수들이 트리플A에서 함께 뛰면서 이기는 법과 지는 법을 같이 배웠다. 나도 지금은 그 팀의 일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팀에는 지금 끈기가 있다. 보기 좋은 야구만 하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오늘 같은 승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이기고 지는지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데버스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면 나도 매번 데버스를 거를 것 같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하고 있고,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바이텔로 감독이 경기 후 가장 강조한 부분도 ‘회복력’이었다. 자이언츠는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0회에는 다시 역전을 당했다. 두 차례 끝내기 기회를 놓치고도 11회 다시 승부를 끝냈다.

바이텔로 감독은 “선수들은 한동안 계속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오늘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덕아웃이나 필드에서 나온 모든 말과 행동이 지나간 일보다는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향해 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웹이 좋은 투구를 하고 리드를 잡고 있다가 그것을 잃으면 과거를 돌아보면서 분위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선수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불펜에서는 제이슨 폴리가 연장 승부를 버텨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바이텔로 감독은 폴리에 대해 “건강을 되찾기 위해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단순히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보다 더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며 “오늘처럼 가장 부담이 큰 상황에서 던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 과거에도 해냈고 오늘도 해냈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알렉 벌슨이 6회 웹을 상대로 우측 맥코비 코브에 떨어지는 시즌 22호 홈런을 터뜨렸다. 오라클 파크 개장 이후 나온 183번째 스플래시 히트이자 원정팀 선수가 기록한 72번째 스플래시 히트다. 카디널스 선수로는 래리 워커와 맷 카펜터에 이어 세 번째였다.

자이언츠는 7회 한 점, 9회 한 점을 내줘 3-3 동점을 허용하고 연장 10회에도 먼저 실점했지만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두 차례의 동점 반격과 11회 위트컴의 첫 끝내기 안타가 이어지면서 바이텔로 감독이 강조한 ‘다음 플레이를 향하는 자세’가 그대로 결과로 연결됐다.

자이언츠는 8일 오후 6시45분 오라클 파크에서 세인트루이스와 시리즈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자이언츠에서는 랜던 루프, 세인트루이스에서는 퀸 매튜스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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