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동점 2루타·위트컴 역전 2루타…스윕승 완성한 자이언츠 ‘코리안 듀오’

8회 2사 후 6득점…세인트루이스에 7대6 대역전승
이정후 4타수 2안타 2타점…위트컴은 결승 2루타
윌킨슨 첫 승·해리스 첫 세이브…시즌 첫 공식 3연전 스윕

8회 2타점 적시 2루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린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5점 차 열세를 8회 한 이닝에 뒤집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올 시즌 첫 공식 3연전 스윕을 완성했다. 이정후가 동점 2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셰이 위트컴이 곧바로 역전 2루타를 날리며 승부를 결정했다.

자이언츠는 9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7대6으로 승리했다. 자이언츠는 이번 3연전 첫 경기에서 연장 11회 끝내기 승리로 5대4, 두 번째 경기에서는 2대1로 이긴 데 이어 마지막 경기까지 잡아 시즌 성적을 62승85패로 끌어올렸다.

자이언츠가 정규 일정으로 치러진 3연전을 모두 이긴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자이언츠는 6월과 8월에 나눠 열린 애틀랜타 원정 3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우천 연기로 일정이 분리돼 공식적인 3연전 스윕으로는 집계되지 않았다. 경기 전까지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에서 공식 3연전 스윕이 없는 유일한 팀이었다.

경기 초반은 자이언츠의 뜻대로 풀렸다. 1회 말 선두타자 드루 길버트가 중견수 쪽 2루타로 출루했고, 브라이스 엘드리지가 좌전 적시타로 불러들이며 1대0으로 앞섰다.

세인트루이스는 2회 조슈아 바에스의 2루타와 놀런 고먼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3회에는 이반 에레라의 안타와 알렉 벌레슨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레오 버널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려 4대1로 달아났다.
8회말 경기를 뒤집는 역전 2루타를 친 셰이 위트컴.
세인트루이스는 5회 무사 만루에서 버널의 병살타 때 한 점을 추가했고, 6회에는 호세 페르민의 희생플라이로 6대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자이언츠는 투수 블레이드 티드웰의 견제 과정 수비 방해와 조나 콕스, 드루 캐버노의 송구 실책 등 모두 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스스로 어려운 경기를 만들었다.

티드웰은 4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2개를 내주고 5실점했으며 이 가운데 4점이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삼진은 2개였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안드레 팔란테는 6회 첫 타자까지 상대하며 5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 4탈삼진으로 자이언츠 타선을 막았다.

좀처럼 열리지 않던 자이언츠의 공격은 8회 말 폭발했다. 선두타자 캐버노가 좌전 안타를 쳤지만 그랜트 맥크레이가 삼진, 크리스천 코스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순식간에 2사가 됐다. 그러나 브렛 해리스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고 터너 힐이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엘드리지가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쳐 6대3으로 추격했고, 콕스가 유격수 방면 내야 적시타로 힐을 홈에 불러들였다. 점수는 6대4, 주자는 1, 2루로 이어졌다.
자이언츠 선발 블레이드 티드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 안드레 팔란테.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피치클록 위반으로 스트라이크 하나를 받고 승부를 시작했다. 이정후는 0볼 2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끈질기게 투구를 골라내고 파울로 버텼다. 풀카운트에서 오른쪽 파울선 밖으로 길게 뻗는 타구를 날린 뒤 다음 공인 시속 90.1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터뜨렸다. 엘드리지와 콕스가 모두 홈을 밟으며 경기는 6대6 동점이 됐다.

이정후의 타구는 시속 103.2마일의 속도로 339피트를 날아갔다. 시즌 29번째 2루타였다. 이정후는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2할8푼1리로 끌어올렸고, 시즌 55타점을 채웠다.

동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위트컴이 경기를 뒤집었다. 위트컴은 조지 소리아노의 초구 시속 97.3마일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뒤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터뜨렸다. 타구 속도는 시속 102.6마일, 비거리는 403피트였다. 이정후가 홈을 밟으면서 자이언츠는 7대6으로 이날 경기 첫 역전에 성공했다.

위트컴은 지난 7일 3연전 첫 경기에서 빅리그 데뷔 후 첫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마지막 경기에서도 결승타를 책임졌다. 이날 기록은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시즌 세 번째 2루타와 10번째 타점을 올렸다. 엘드리지는 4타수 2안타 3타점, 코스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자이언츠는 모두 10개의 안타를 쳤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경기 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한 이닝에 모든 것이 하나로 모였다. 겉으로 어떻게 보였든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긍정적이었고 여전히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문이 활짝 열렸다”고 역전 과정을 돌아봤다.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루 까지 좋은 수비를 선보인 셰이 위트컴.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한 트렌트 해리스.
바이텔로 감독은 승리 자체보다 끝까지 싸우는 팀의 모습을 강조했다. 그는 “팬들이 모든 경기를 이기길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우리가 만들려는 기대치는 오늘 본 것과 같은 투지다. 함께 뛰고, 타석에서 끈질기게 승부하고, 수비에서 플레이를 완성하며, 투수들이 타자를 공격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최근 잘 맞힌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며 답답함이 쌓인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좌익수나 우익수 정면으로 향한 강한 타구가 많았다”며 “좌절감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게 둘 수도 있고 더 강한 집중력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정후는 마지막 타석에서 대단한 승부를 만들어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위트컴 타석에서 라파엘 데버스를 대타로 기용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바이텔로 감독의 선택은 위트컴이었다. 데버스는 이전 소속팀 시절부터 309경기 연속 출전한 뒤 이날 시즌 첫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바이텔로 감독은 “위트컴은 오늘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안타를 칠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믿음을 보였다.

7회와 8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맷 윌킨슨은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으로 빅리그 첫 승을 기록했다. 9회 등판한 트렌트 해리스는 선두타자 페르민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조던 워커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한 뒤 에레라를 3루수 땅볼로 잡아 경기를 끝냈다. 투구 수는 단 6개였다.

해리스는 빅리그 첫 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자이언츠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해리스까지 12명으로 늘어 세이브가 공식 기록이 된 1969년 이후 구단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자이언츠는 10일 하루를 쉰 뒤 11일부터 오라클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3연전을 치른다. 바이텔로 감독은 “지난 2주 반에서 3주 동안 우리가 원하는 종류의 흐름을 이어왔다”며 “이제 그 흐름이 경기 결과에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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