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츠, 볼넷 7개에 또 무너졌다…이정후 3경기 13타수 무안타·엘드리지 13호포

이정후 4타수 무안타, 최근 7경기 타율 .107
엘드리지 21세 이하 13홈런…49년 만의 기록
바이텔로 “볼넷 7대1이 결국 경기 갈랐다”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브라이스 엘드리지의 시즌 13호 홈런에도 불구하고 투수진의 제구 난조와 깊어지는 공격 침체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정후도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면서 최근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이언츠는 14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2-5로 패했다. 자이언츠는 콜로라도보다 하나 많은 7안타를 기록했지만 2득점에 그쳤고, 투수진은 안타를 6개만 허용하고도 볼넷을 무려 7개 내주면서 스스로 위기를 만들었다. 콜로라도 투수진의 볼넷은 단 1개였다.

최근 자이언츠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구단 경기 후 공식 노트에 따르면 자이언츠는 최근 13경기에서 3승10패에 그쳤고 이 기간 경기당 평균 득점은 2.62점에 불과하다. 13경기 가운데 6경기에서 2점 이하에 머물렀으며, 이 기간 기록한 34득점과 팀 타율 .192는 모두 메이저리그 최하위다.

안타 수가 실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자이언츠는 올 시즌 상대 팀보다 많은 안타를 치고도 패한 경기가 이날까지 16차례로, 피츠버그의 17패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날 역시 자이언츠가 7안타, 콜로라도가 6안타였지만 최종 점수는 2-5였다.

이정후의 최근 타격 부진도 자이언츠 공격 침체와 맞물리고 있다. 이날 우익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은 당하지 않았지만 네 차례 타석에서 출루하지 못했고 시즌 타율은 .290으로 내려갔다. 올 시즌 성적은 427타수 124안타, 9홈런, 46타점, 8도루, OPS .758이다.

특히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이정후는 11일 휴스턴전에서 4타수 무안타, 12일 휴스턴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이어 이날도 4타수 무안타에 머물며 최근 3경기에서 13타수 연속 무안타를 기록했다. 11일 경기 전까지 사실상 3할을 유지하던 시즌 타율도 세 경기 만에 .290까지 떨어졌다.

다만 수비에서는 이정후의 장점이 그대로 나타났다. 3회초 선두타자 잭 빈이 루프의 커터를 밀어쳐 우익수 앞에 떨어질 듯한 타구를 만들었지만 이정후가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오면서 몸을 낮춰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자이언츠 선발 랜든 루프.
자이언츠 선발 랜든 루프는 초반에는 안정적이었다. 첫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투구 수도 30개 정도에 불과할 만큼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4회부터 제구가 흔들리며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4회 TJ 럼필드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트로이 존스턴에게 우익수 방면 3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코너 노비와 잭 빈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면서 만루까지 몰렸지만 에제키엘 토바를 땅볼로 잡으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첫 3이닝 동안 약 30개였던 루프의 투구 수는 4회 한 이닝에만 30개를 넘어섰다.

자이언츠는 곧바로 반격했다. 4회말 선두타자 엘드리지가 콜로라도 선발 카일 프리랜드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409피트의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3호 홈런으로 경기는 1-1 동점이 됐다.

엘드리지의 홈런은 자이언츠 구단 역사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만 21세인 엘드리지는 1977년 잭 클락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13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21세 이하 자이언츠 신인이 됐다. 구단 역사상 21세 이하 나이에 13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윌리 메이스, 올랜도 세페다, 윌리 맥코비, 클락에 이어 엘드리지가 다섯 번째다.

1951년 메이스가 20홈런, 1958년 세페다가 25홈런, 1959년 맥코비가 13홈런을 기록했고 클락이 1977년 13홈런을 기록한 뒤 49년 만에 엘드리지가 같은 기록에 도달했다. 엘드리지는 최근 3경기에서 두 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다시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도 최근 엘드리지의 타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바이텔로 감독은 “최근 가운데 방향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며 “안타를 빼앗긴 타구도 있었고, 완벽하게 강하게 맞히지 못한 타구에서도 가운데 방향으로 좋은 백스핀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올라왔을 때 워낙 뜨거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지금을 부진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꽤 꾸준한 수준을 유지해왔다”고 평가했다.
시즌 13호포를 터트린 브라이스 엘드리지.
하지만 동점은 오래가지 않았다. 콜로라도는 5회 브렛 설리번의 2루타에 이어 미키 모니악의 유격수 땅볼 때 설리번이 홈을 밟아 다시 2-1로 앞섰다.

승부가 크게 기운 것은 6회였다. 루프는 선두 존스턴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노비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폭투로 주자가 2루까지 진루했고, 빈에게 던진 공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되면서 점수는 4-1까지 벌어졌다.

빈의 홈런은 맥코비 코브에 직접 떨어진 스플래시 히트였다. 빈은 오라클 파크에서 스플래시 히트를 기록한 다섯 번째 콜로라도 선수가 됐으며, 로키스 선수로는 2022년 6월7일 찰리 블랙먼 이후 처음이다. 상대 팀 선수의 스플래시 히트로는 69번째, 자이언츠 타자들의 기록까지 포함하면 오라클 파크 통산 178번째였다.

루프는 결국 5.2이닝 5피안타 4실점, 3볼넷 5탈삼진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즌 아홉 번째로 자신의 선발 경기에서 1점 이하의 득점 지원을 받았으며, 루프가 등판한 경기에서 자이언츠가 최종 2점 이하에 머문 것도 11번째다.

바이텔로 감독은 루프의 투구를 “두 개의 전혀 다른 경기 같았다”고 평가했다. “첫 3이닝 동안 30개의 공 정도를 던졌는데 4회에만 30개가 넘었다. 상대가 좌타자를 많이 배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6이닝 2실점 정도라면 우리에게 상당히 좋은 등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볼넷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쐐기 투런포를 터트린 콜로라도 잭 빈.
바이텔로 감독은 이어 “볼넷 이후 폭투가 나왔고, 다음 투구에 집중력이 어땠는지는 내가 대신 말할 수 없지만 빈에게 최고의 공을 던지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반면 콜로라도 선발 프리랜드는 정반대의 투구를 했다. 프리랜드는 8이닝 동안 95개의 공만 던지며 4피안타 1실점, 1볼넷 2탈삼진으로 자이언츠 타선을 봉쇄했다.

프리랜드는 지난 2일 캔자스시티전 완투에 이어 이날 다시 8이닝을 소화하면서 한 시즌에 두 차례 이상 8이닝을 던진 콜로라도 투수가 됐다. 이는 2024년 오스틴 곰버 이후 처음이다. 최근 세 차례 등판에서 모두 95개 이상의 공을 던진 것도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자이언츠는 9회초 추가점을 허용하며 1-5까지 뒤졌다. 이어 9회말 조나 콕스가 선두타자로 3루타를 터뜨리면서 마지막 추격에 나섰다. 라파엘 데버스가 좌익수 방면 2루타로 콕스를 불러들이며 5-2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엘드리지가 친 타구를 중견수 콜 캐리그가 몸을 날려 잡아냈고, 공이 먼저 땅에 닿았다고 판단해 2루를 떠났던 데버스까지 아웃되면서 더블플레이가 됐다. 자이언츠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은 유지됐다.

빅터 베리코토가 2사 후 안타를 치면서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지만 이정후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이날 이정후에게는 팀의 마지막 타석까지 돌아왔지만 3경기 연속 무안타를 끊어낼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자이언츠에서는 콕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이날 트리플A에서 올라온 콕스는 경기 초반 중견수 수비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데 이어 9회에는 3루타를 기록하고 팀의 두 번째 득점까지 올렸다. 오슬레이비스 바사베도 이날 3타수 2안타로 자이언츠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8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콜로라도 선발 프리랜드.
바이텔로 감독은 이날 양 팀 모두에서 나온 여러 주루와 수비 실수보다 자이언츠 마운드의 볼넷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특히 경기 전에 송구 방향과 관련한 팀 미팅까지 가졌음에도 잘못된 베이스로 공을 던진 장면에 대해서는 “해서는 안 되는 플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패배를 설명하는 가장 명확한 숫자는 역시 ‘7대1’이었다. 바이텔로 감독은 “누가 홈런을 쳤고 누가 득점권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7개의 볼넷을 내줬고 상대는 하나였다. 나에게는 그것이 오늘 경기의 이야기다. 우리가 해야 할 한 가지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이언츠는 최근 13경기에서 10패를 당했다. 그 기간 팀 타율은 .192에 불과하고 경기당 득점도 2.62점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최근 3경기 13타수 무안타, 최근 7경기 타율 .107로 떨어진 이정후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공격의 무게는 더욱 가벼워졌다. 엘드리지가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시즌 13호 홈런을 터뜨렸지만, 한두 명의 장타만으로 팀 전체의 득점력 부진과 마운드의 제구 문제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