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버스도 연속게임 홈런·캐버노 빅리그 첫 홈런
송성문은 파드리스 교체 출전…1타수 무안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홈런 4개를 터뜨리며 경기 막판까지 추격전을 벌였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한 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자이언츠는 9월 12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6-7로 패했다. 8회 드루 캐버노와 드루 길버트가 연이어 홈런을 터뜨리며 4점 차를 한 점까지 좁혔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자이언츠의 이날 6득점은 라파엘 데버스, 셰이 위트컴, 캐버노, 길버트가 터뜨린 홈런 4개에서 모두 나왔다.
자이언츠는 1회부터 데버스의 장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데버스는 파드리스 선발 마이클 킹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37호 투런 홈런을 터뜨려 자이언츠에 2-0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파드리스는 2회 더스틴 해리스의 2타점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곧바로 위트컴이 다시 자이언츠에 리드를 가져왔다.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위트컴은 2회말 킹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호 홈런으로 자이언츠는 3-2로 다시 앞섰다. 위트컴은 수비에서도 6회 루이스 캄푸사노의 타구를 처리한 뒤 강한 송구로 아웃을 잡아내며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파드리스는 3회 잭슨 메릴의 시즌 25호 솔로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4회에는 해리스의 희생플라이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5회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번트 적시타를 만들어 점수 차를 5-3으로 벌렸다.
자이언츠 선발 세사르 페르도모는 데뷔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파드리스 타선을 상대로 고전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경기 후 페르도모가 이날 최고의 구위를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패스트볼이 타자 앞에서 마무리되는 힘이 평소만큼 좋지 않았다고 봤다.
바이텔로 감독은 “매일 가장 좋은 구위를 갖고 던질 수는 없다”며 최근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페르도모가 큰 무대에서 계속 긴장과 흥분을 경험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강한 파드리스 타선을 상대로 버티며 경기를 이어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페르도모가 이날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고 슬라이더 사용을 제한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슬라이더가 당장 완벽한 구종이 아니더라도 타자에게 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에 제3의 구종이 더해진다는 인식을 주는 것만으로도 향후 투구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드리스는 6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시즌 21호 솔로 홈런으로 6-3까지 달아났고, 7회에는 산더르 보하르츠가 자이언츠의 수비 실책을 틈타 홈을 밟으면서 점수는 7-3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자이언츠는 다시 한번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8회 선두타자 캐버노가 브래즐리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홈런이었다. 캐버노는 올 시즌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기록한 여섯 번째 선수가 됐다.
캐버노의 홈런으로 7-4가 된 뒤 길버트가 다시 오라클파크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길버트는 8회 투런 홈런을 터뜨려 순식간에 7-6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시즌 9호 홈런이었다.
그러나 자이언츠는 9회말 만루의 찬스에서 파드리스의 마무리인 메이슨 밀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적시타를 터트리지 못하며 결국 패했다. 밀러는 이날 세이브로 시즌 36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이날 6번 타자 우익수로 나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득점과 타점은 없었고 삼진은 한 차례 당했다. 전날 파드리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정후는 이날 다시 안타를 추가했다. 시즌 성적은 513타수 143안타, 타율 2할7푼9리, 9홈런, 55타점, 12도루가 됐다.
위트컴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눈에 띄었다. 2회 솔로포로 팀에 다시 리드를 안긴 데 이어 6회에는 캄푸사노를 잡아내는 강한 송구를 선보였다. 자이언츠가 이날 기록한 홈런 4개 가운데 하나를 책임지면서 최근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확대하고 있는 자이언츠 타선에서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파드리스의 송성문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는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MLB.com 프로필에 따르면 송성문은 지난 8월 30일 트리플A 엘패소에서 다시 메이저리그로 콜업돼 파드리스 로스터에 합류해 있다. 송성문과 이정후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시리즈는 서로 다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에서 뛰는 옛 키움 동료들이 다시 만나는 무대이기도 하다.
바이텔로 감독은 최근 자이언츠가 연이어 경기 후반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격하는 모습을 팀이 만들어가고 있는 변화의 신호로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의 기반은 갖춰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집을 지을 때 벽돌을 하나씩 쌓는 것처럼 강한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주자 견제와 수비, 세부적인 경기 운영 등 매 경기 개선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경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에는 경기가 한 번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면 좀처럼 이를 멈추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큰 점수 차에서도 계속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반이 있다면 함께 출근하고 함께 경쟁하는 선수들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고, 매 경기 승부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기록한 캐버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바이텔로 감독은 첫 홈런이 나오지 않은 기간이 길어지면 선수 스스로 이를 의식할 수 있지만 캐버노가 홈런을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하는 타격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캐버노를 스트라이크존을 잘 통제하는 팀 내 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그는 타격에 있어 아주 좋은 기반을 갖고 있다”며 좋은 접근법과 좋은 스윙이 먼저 만들어진 뒤 장타력이 자연스럽게 더해지는 것이 타자의 이상적인 성장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이고 있는 데버스에 대해서는 배리 본즈와의 비교도 나왔다. 바이텔로 감독은 본즈의 가장 압도적이었던 시즌은 “외계인 같은 수준”이었다며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했다. 당시 본즈는 스트라이크존 밖의 공에는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구역에 공이 들어오면 홈런으로 연결하는 수준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바이텔로 감독은 최근 데버스의 모습이 본즈의 다른 전성기 시즌을 연상시키는 부분은 있다고 평가했다. 데버스가 공을 오래 보면서 타격하고 있고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끈질기게 승부하는 등 전반적인 타격 내용이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바이텔로 감독은 오라클파크의 특성도 언급했다. 데버스가 올 시즌 다른 구장이었다면 담장을 넘겼을 가능성이 있는 타구들을 여러 차례 날렸다며, 그런 타구 4~5개가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가정한다면 리그 홈런 선두권과도 훨씬 가까운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루수 조나 콕스의 수비도 바이텔로 감독이 주목한 부분이었다. 콕스는 이날 5회 달리면서 처리한 송구 플레이에 이어 7회에는 슬라이딩 스톱과 다이빙 캐치를 잇달아 선보였다.
바이텔로 감독은 시즌 막판 젊은 선수들을 여러 포지션에서 시험하면서 출전 기회를 어떻게 배분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트 퍼먼과 오슬레이비스 바사베 등에게도 기회를 주면서 우완 투수를 상대로 가장 경쟁력 있는 타선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콕스는 수비와 주루 등 여러 방식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어 라인업에서 빼기 쉽지 않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바이텔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팀이 끝까지 추격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전날 투수진의 투구, 선수들의 번트 시도와 이날 페르도모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닝을 버텨낸 것을 예로 들며 “경기에서는 이기지 못했지만 그것도 하나의 승리”라고 말했다.
자이언츠가 이날 보여준 모습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7-3으로 뒤진 8회 두 개의 홈런으로 순식간에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승리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바이텔로 감독이 강조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기반’은 다시 한번 경기 막판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