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캡, 상용화 하루 만에 연방 안전조사

핸들·페달·거울 없는 로보택시 첫 투입
연방 당국, 최대 1천 대 자체 인증 검증
오스틴 45대 등록…전국 확대 계획 변수

테슬라 사이버캡,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상용화한 지 하루 만에 미국 연방 교통안전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4일 테슬라가 사이버캡을 연방자동차안전기준에 적합하다고 자체 인증한 과정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사고나 차량 결함 때문이 아니라 사이버캡이 현행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기술적·법적 근거를 검증하기 위한 ‘인증 감사’ 성격이다.

테슬라는 하루 전인 3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소수의 사이버캡을 기존 로보택시 서비스에 투입하고 유료 운행을 시작했다. 회사는 향후 운행 차량과 서비스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연방 당국에 통보했다.

2인승으로 제작된 사이버캡에는 운전대와 브레이크·가속 페달, 외부 거울 등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데 필요한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다. 승객이 긴급 상황에서 차량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수단도 사실상 없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제조사가 새 차량을 출시하기 전 정부 승인을 받는 대신 연방 안전기준 충족 여부를 스스로 인증한다. 다만 도로교통안전국은 자체 인증 내용이 현행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관련 기술자료와 인증 절차를 조사할 수 있다.

도로교통안전국은 테슬라가 사이버캡에 일부 연방 안전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지, 그렇다면 어떤 기술적 근거를 사용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조사 대상은 최대 1천 대 규모로 알려졌다.

연방 교통 당국은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브레이크 페달과 앞유리 와이퍼, 조명, 후방 거울 등에 관한 8개 안전기준을 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 작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기존 안전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조너선 모리슨 도로교통안전국장은 “자동화 차량의 안전한 개발과 운행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연방 규제기관으로서 모든 법률이 준수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운전대와 페달 등 필수 장치를 갖추지 않은 차량은 별도의 면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연방 당국은 제조사당 연간 최대 2천500대까지 면제를 허용할 수 있다.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는 지난 7월 운전대가 없는 로보택시에 대해 업계 최초로 제한적인 상업 운행 면제를 받았다.

테슬라는 이 같은 면제를 신청하지 않고 사이버캡이 모든 적용 가능한 연방 안전기준을 충족한다는 자체 인증 방식을 선택했다. 연방 당국의 조사는 이 자체 인증이 적법하고 충분한 근거를 갖췄는지를 판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텍사스주 등록 자료에 따르면 4일 현재 테슬라가 주내에 등록한 자율주행 차량은 420대이며, 이 가운데 사이버캡은 45대다. 다만 등록 차량 모두가 실제 유료 운행에 투입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가 곧바로 사이버캡 운행 중단이나 리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면 테슬라는 차량을 개선하거나 별도의 면제 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다. 규제기관과 테슬라가 안전기준 적용 범위를 놓고 충돌할 경우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테슬라는 조사 발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연방 조사 소식이 전해진 4일 테슬라 주가는 약 6% 하락한 354.08달러로 마감하며 사이버캡 출시로 기록했던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사이버캡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테슬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완전자율주행 사업의 핵심 차량이다. 그러나 상용 운행을 시작하자마자 연방 조사가 개시되면서 테슬라의 로보택시 전국 확대 계획과 자율주행차 규제 체계에 중대한 시험대가 마련됐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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