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택 “한국 제조·반도체와 실리콘밸리 AI 결합하면 시너지”
피지컬·에이전틱 AI 집중…31개 스타트업 투자·협력 모색
한국의 인공지능 기업과 스타트업을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기업·투자자와 연결하는 ‘2026 K-AI 테크 위크 @ 실리콘밸리’가 11일 산타클라라 메리어트 호텔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기존 ‘K-글로벌 @ 실리콘밸리’를 인공지능 분야에 더욱 집중하는 행사로 확대해 개최됐다. 특히 생성형 AI를 넘어 최근 글로벌 기술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피지컬 AI와 에이전틱 AI를 핵심 주제로 내세워 한국 AI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과 투자 유치,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행사 공식 프로그램도 피지컬 AI, AI 솔루션, 에이전틱 AI, AI 인프라·개발도구 분야의 스타트업 발표와 투자·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날 개막식은 박윤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의 개회사로 시작됐으며, 박태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이 환영사를, 임정택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가 축사를 했다.
박태완 정책관은 환영사에서 한국 정부가 AI 산업을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 AI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정책관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주무 부처로서 AI의 국내 생태계 육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AI 부문에 올해 5조1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이를 9조4천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편성한 2027년도 과기정통부 AI 관련 예산안은 9조4천억 원 규모로, 올해 5조1천억 원보다 84%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AI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기술·산업 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박 정책관은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1조6천억 원의 펀드를 조성했고 이를 연말까지 2조 원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적 의지를 담아 개최되는 오늘 행사가 대한민국 AI 스타트업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이끄는 대표적인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하반기 업무계획에서도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민관 합동 투자재원을 연말까지 2조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박 정책관은 K-글로벌이 지난 2012년 시작돼 올해로 15번째를 맞았다며 그동안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과 함께 한미 양국의 AI·정보통신기술 협력 확대에도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 행사가 기존 생성형 AI뿐 아니라 피지컬 AI와 에이전틱 AI 등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 점을 강조했다.
박 정책관은 “올해 행사는 최신 AI 산업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생성형 AI뿐만 아니라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피지컬 AI와 에이전틱 AI를 핵심 주제로 선정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행사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참석한 AI 스타트업 31개사를 대상으로 AI 제품 피칭과 전문 투자사와의 일대일 미팅 같은 핵심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한국 AI 기업들이 실리콘밸리 현지 기업 및 투자자들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체 참여 기업 가운데 공식 스타트업 피칭 프로그램에는 15개 기업이 무대에 오른다. 피지컬 AI 5개사, AI 솔루션 6개사, 에이전틱 AI 1개사, AI 인프라·개발도구 분야 3개사가 각각 기술과 사업모델을 실리콘밸리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소개한다.
박 정책관은 “앞으로도 과기정통부는 한국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고 한미 양국 간 AI 협력의 결속을 강화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정택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는 축사에서 피지컬 AI를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강점을 결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았다.
임 총영사는 “올해 행사의 핵심 주제인 피지컬 AI는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강점을 가장 잘 결합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반도체와 첨단 제조 역량에 실리콘밸리의 AI 소프트웨어와 혁신 역량이 더해진다면 우리가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방문과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언급하며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AI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한국을 글로벌 AI 생산기지와 혁신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담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했다. 당시 한국의 메모리반도체와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하고, AI가 제조공장과 물류·도시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글로벌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임 총영사는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계기로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한국의 위상과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이러한 성과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그동안 한국과 실리콘밸리를 오랜 시간 연결하며 기회를 만들어 온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총영사관은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잇는 가교로서 우리 기업과 인재들의 글로벌 진출과 첨단 기술 협력을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며 “오늘 행사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투자와 협력으로 이어지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 AI 기업들의 발표와 투자 미팅뿐 아니라 글로벌 AI 전문가들의 기조연설도 진행됐다.
UC 버클리의 켄 골드버그 교수가 ‘피지컬 인텔리전스: AI와 로봇의 미래’를 주제로 첫 기조연설에 나섰으며, LG 테크놀로지 벤처스의 김동수 대표는 피지컬 AI 투자 동향과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 시장의 변화를 소개했다. 이어 아마존의 컴퓨터비전·머신러닝 분야 전문가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피지컬 AI 적용 사례와 발전 방향을 다뤘다.
오후에는 한국 AI 스타트업들의 기술 발표와 함께 실리콘밸리 현지 투자자 및 기업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과 투자 상담이 이어졌다.
행사 후반부에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한 스케일업 세미나도 마련됐다. 기업 엑시트 전략과 미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의 기술·경쟁력 보호, 보안 인증 준비 등 실제 스타트업들이 현지에서 직면하는 과제를 중심으로 전문가 세션이 진행됐다. 이는 베이뉴스랩이 행사에 앞서 보도한 K-글로벌 주요 프로그램에도 포함됐던 내용이다.
이번 K-글로벌은 단순히 한국의 AI 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를 넘어,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제조 산업과 실리콘밸리의 AI 소프트웨어·자본·인재를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특히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로봇과 자동차, 공장, 물류 등 현실 세계에서 직접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제조와 반도체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에게 실리콘밸리와의 협력은 새로운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